[취재수첩]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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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4  |  수정 2023-09-14 06:58  |  발행일 2023-09-14 제22면

[취재수첩]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피재윤기자〈경북부〉

'2023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확 달라진 모습으로 '성공 축제'라는 자화자찬 속에 막을 내린 탈춤페스티벌은 정체성을 잃어버린 아쉬움이 남는 축제였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지적에 당시 주최 측은 '정체성을 뛰어넘어 원도심 상권을 살린 실속형 축제'라는 자평을 해 일각에서 싸늘한 시선을 받기도 했다.

어떠한 일과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 올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명성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최고의 정점을 찍었다고, 브랜드화했다고 자축할 것이 아니라 브랜드 유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 만들어놓은 브랜드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행사를 발전시킨다는 명목 아래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으면 오히려 행사의 정체성을 잃을 공산이 크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정축제 도전이라는 목표 의식이라도 있었다. 내부적인 목표 의식이 있었다는 것인데, 지금은 그것마저도 다 졸업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라는 타이틀은 유지되고 있지만, 일부 관람객은 지난해 축제에서 '축제가 현실적인 지향점이 없어 보였다'고 꼬집기도 했다.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이뤄지는데, 지향점 없이 그저 그런 골목상권축제 같았다는 지적이다.

'밀양강 오딧세이' 같은 축제는 모든 기반 시설이 완비돼 있고, 모든 구성원이 혼연일체가 돼 돌아간다. 무대 구성에 상당한 투자가 뒷받침되고 출연진에 대한 연중 교육이 이뤄진다. 탈춤축제도 그동안 잘하든 못하든 쌓아온 시스템과 노하우가 있다.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해마다 변경되는 장소에다 축제 틀마저 매년 바뀐 지금의 상황이 과연 축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과연 지난해 축제가 성공적이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는 시각을 일부에서 하는 치기 어린 비판 정도로만 받아들여서만은 안 된다. 개막을 불과 두 달 남짓 남겨두고 축제 장소를 원도심으로 전격 변경하며 '임기응변 땜질 축제'라는 지적도 자초했다.

축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어떤 콘텐츠로 채울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올해도 그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부디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안동 유일의 국제축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행사가 되길 안동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
피재윤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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