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청정관광1번지 산소카페 청송 .6] 산소카페 청송정원

  • 류혜숙 작가,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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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0 08:05  |  수정 2023-09-20 08:06  |  발행일 2023-09-20 제16면
울긋불긋 1억송이 백일홍…꽃잔치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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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군 파천면 신기리 용전천 변에 위치한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매년 9~10월이면 온갖 색을 띤 백일홍으로 가득찬다. 꽃밭 규모만 13만6천㎡에 달해 2021년 첫 개장 이후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청송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건너편 야산에 걸린 '산소카페 청송군'이란 커다란 입간판이 보인다. 차창을 내리자 순간 콧속이 맑아져 눈이 똥그래진다. 전신을 감싸는 신선한 공기를 흡흡 욕심껏 삼킨다. 넘치게 마시고 삼켜도 좋다. 다 공짜다. 파천면사무소 앞을 지나 맑은 용전천 물길을 따라간다. 함께 혹은 저만치 앞서 반짝거리는 용전천은 로렐라이 같다. 그를 쫓아 두어 개의 산모롱이를 돌아서는 순간 꽃밭이 펼쳐진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드넓은 꽃밭, '산소카페 청송정원'이다.

용전천변에 축구장 19개 면적 꽃밭
추석연휴~10월초까지 꽃 만개할 듯
곳곳 포토존·전망대…주말 음악회
송강리 습곡·한지공방도 둘러볼만


◆산소카페 청송정원

청송군 파천면 신기리 용전천변 일대는 지금 백일홍 꽃밭이다. 축구장 19개 면적에 달하는 13만6천㎡(약 4만1천평)의 땅에 300만 송이, 아니 1억 송이의 백일홍이 온갖 색으로 피어 있다. 꽃을 가꾼 사람들은 청송 군민들이다. 새마을회와 이장연합회 등 청송군 내 17개 단체와 주민들이 씨를 뿌리고 가꿔 백일홍 꽃밭을 만들었다. 꽃밭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1지는 청송사과협회가 심고 가꾼 모양이다.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라는 뭉클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 12지는 청송군체육회의 솜씨다. '꽃길만 걷자'라는 전언에 볼이 통통해진다. 그네의자, 사과 모양의 벤치, 천국의 계단, '청송 드림' 거울 액자, 아주 커다란 전망대 의자들 등 각종 강렬한 원색의 조형물들이 꽃들 사이에서 포토존을 만든다. 그 속을 빨간 우산, 노란 우산을 쓴 사람들이 걷는다. 정원을 찾는 이는 누구나 청송 정원 입구 안내소에서 색 고운 우산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농특산물 직판장도 있고 청송군 새마을회에서 운영하는 작은 편의점도 있다.

이곳은 '갯들'이라 불렸다. 태풍이 오면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던 천변의 땅이다. 2018년 태풍 '콩레이'가 휘몰아친 후 청송군은 용전천 제방을 높이고 흙을 돋우어 대규모 구릉지로 만들었다. 그리고 백일홍을 심었다. 2021년 꽃이 피어나자 '산소카페 청송정원'을 활짝 열었다. 평일 약 1천명, 주말 평균 약 5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정원을 찾아왔다. 꽃이 피어있는 9월부터 10월까지 2달 남짓한 운영 기간 총 10만여 명이 다녀가면서 청송정원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청송 군민 2만4천600명의 4배가 넘는 관람객이 찾은 것이다. 계절적 한정성에도 불구하고 '산소카페 청송정원'이 이처럼 단시간에 전국으로 알려진 것은 공중파 TV와 유튜브 채널, 다양한 사회 관계망 서비스 등을 활용해 적극적인 홍보를 펼친 결과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이 이곳에서 촬영되었고, 지난 3월에 방영된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의 아름다운 꽃밭도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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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청송정원의 풍경을 조망하고 있다.
백일홍은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온갖 색으로 피어났다가 서리가 내리면 진다. 꽃이 지고 들이 비워진 초겨울에는 청보리를 파종한다. 새해가 시작되면 청보리는 한 뼘쯤 새파랗게 자라나고 3, 4월이면 푸른 물결이 일 정도로 쑥쑥 자라 있다. 그러면 청송정원은 다시 열린다. 싱그러운 초록 물결 속에서 전국 동요제가 열리고 어린이날 행사도 열린다. 청보리의 끝부분이 노란색이 되는 황숙기에 접어들면 청송군은 청보리를 거둬들인다. 단백질 함량과 섬유소 등이 풍부한 시기에 수확한 청보리는 지역 축산농가의 사료로 쓰인다. 비워진 들에는 다시 백일홍 씨앗이 뿌려진다. 사람들은 날마다 그 꽃필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마침내 백일홍 꽃이 무더기무더기 피어나면 또 그렇게 꿈결 같은 시간이 이어진다. 2023년 가을의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지난달 29일 개장해 10월31일까지 약 2달간 운영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전면 무료로 개방한다. 올해 백일홍은 추석 연휴를 거쳐 10월 초순까지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구 수돗가에 가지런히 벗어둔 신발들이 보인다. 사람들은 꽃밭 사이로 난 마사토 길을 맨발로 걷는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안심 가로등'은 태양광 독립 발전으로 불을 밝힌다. 공공전기료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착한 가로등이다. 중앙 무대에서는 주말마다 음악회와 버스킹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리고 매년 각종 축제와 다양한 지역 행사가 진행된다. 높이 18m의 회전계단형 전망타워도 있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바로 곁을 흐르는 용전천의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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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곳곳에는 사과와 커다란 의자 등 다양한 조형물이 놓여 있다.
◆송강리 습곡과 청송한지장

용전천 너머는 파천면 송강리다. 청송정원 제2주차장에서 천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면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 명소인 '송강리 습곡'을 볼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이 주름 바위라 부르는 곳이다. 용전천 물가 비탈진 면에 자리한 습곡은 한반도가 형성되기 이전인 선캄브리아기의 암석으로 바위 전체에 깊고 촘촘한 주름을 가득 펼쳐놓고 있다. 주름 외에도 단층과 암맥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선캄브리아기 이후부터 중생대 동안 몇 번의 엄청난 지각 변동을 겪었다는 의미다. '송강리 습곡'은 그러한 멀고 긴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가 주는 시간의 저장소며 '산소카페 청송정원'에서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멋진 시간이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의 북쪽 경계에는 신기천이 흘러 용전천에 합류한다. 신기천 너머는 닥나무 밭이다. 그곳에 '슬로시티 청송'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한지 공방이 자리한다. 경북도 무형문화재인 이자성 한지장이 운영했던 공방으로 7대째 가업을 이어 전통 기법 그대로 한지를 만드는 곳이다. 기능 보유자인 이자성 한지장은 안타깝게도 얼마 전 타계하였고 지금은 그의 아들과 딸이 맥을 이어가고 있다. 파천면은 닥나무가 많아 신라시대부터 제지업이 성행했다고 한다. 조선시대부터 1920년대까지 파천면 신기리의 약 20가구가 청송한지를 생산해 왔는데 점차 지역에서 생산되는 닥나무의 양이 줄자 이자성 한지장은 직접 자신의 밭에 참닥나무를 재배해 한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백번의 손이 간다고 하여 백지라 불리는 청송한지는 참닥나무를 삶아서 껍질을 벗기고 그 껍질을 말려서 다시 삶고 씻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같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한지는 질이 좋고 흡습력이 강하며 보존성이 좋아 서예가나 화가들이 널리 찾고 있다. 조선시대 청송의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이 종이를 사서 가지고 갔다고 전해진다. 청송한지장에서는 청송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장인이 만든 한지 공예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도 있다. 또한 부채 꾸미기, 가면 만들기 등 한지를 활용한 공예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청송의 도시 브랜드 '산소카페 청송군'

'산소카페'는 청송군의 도시 브랜드다. '산소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송은 거의 80%가 임야이며 전국에서 산소포화도가 가장 좋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청송군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춘 고장이라는 이미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태관광도시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미세먼지 감축,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 친환경 축산 인프라 구축, 지방상수도시설 확충, 하수처리시설 증설 등 생태관광도시의 기반이 되는 세부적인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한 '청송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 등 관광 인프라를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큰비가 올 때마다 피해를 입던 갯들을 청보리밭이자 백일홍 꽃밭으로 변화시킨 것도 그 일환이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의 하류 홍수터에는 생물종 분석을 통해 보전가치가 높은 붉은점모시나비와 원앙 등의 법정보호종과 먹이사슬에서 생태적 지위를 가지는 여러 종의 복합서식지를 조성하는 등 생태계 복원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청송정원과 연계해 넘나들이 생태학습장, 힐링 탐방길 및 댐 수위 변화에 따른 단계별 생태습지, 생물다양성습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오늘날 청송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고 국제 슬로시티며 더 나아가 생태관광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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