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작품 복원용 종이 "문경한지 사용 늘릴 것"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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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0 17:17  |  수정 2023-09-20 17:17  |  발행일 2023-09-2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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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브르박물관 관계자가 김춘호(왼쪽) 문경전통한지 대표에게 문경한지를 사용해 복원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문경시 제공>

"앞으로도 한국 문경의 전통 한지를 많이 쓰겠습니다."

경북 문경의 전통 한지를 작품 복원용으로 쓰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측이 한지의 사용량을 늘리고 활발한 교류를 요청했다.

지난 1~8일 루브루 박물관 보존실을 방문한 김춘호 문경전통한지 대표는 이 업체에서 납품한 한지로 보존 처리한 작품을 관람하고 앞으로 더 많은 교류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박물관이 보존 작업에 사용한 종이 출처와 종류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경북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전승 교육사이기도 한 김 대표는 2017년 루브르 박물관의 초청으로 열린 국제 학술회의에서 전통 한지의 제조 과정과 우수성을 발표했고 이 박물관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보존처리에 문경 전통 한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로스차일드 컬렉션 가운데 판화인 '성 캐서린의 결혼식'을 시작으로 9세기경에 제작된 '코란(Koran)'의 보존처리에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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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네스코 본부에 전시된 복본용 직지에도 문경전통한지가 사용됐다. <문경시 제공>

또 루브르 박물관은 2021년 로코코 미술의 마지막 대가인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와 샤를 르모니에의 프랑스 부르봉가의 초상화도 보존처리 및 배접 작업(만들어진 창에 판화를 고정하는 작업)에 문경 전통 한지를 사용했다. 니엘의 동판화 희귀작품 보존처리나 렘브란트의 작품, 장 바티스트 우드리의 판화를 보수하는데 박엽지(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5g/m의 한지)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도 문경 전통 한지로 제작한 직지심체요절 복본용 직지가 전시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보존복원에 사용되는 수제 종이는 일본의 화지가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문경전통한지는 최고 품질의 한지 생산과 연구로 신뢰를 쌓아 루브르 박물관에 납품을 시작했다. 올해도 약 2천500장의 선주문을 받아 놓은 상태다.

김춘호 대표는 "문경전통한지는 닥나무를 직접 재배하고 화학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국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나아가 김삼식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을 중심으로 2026년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루브르 박물관 아리안 드 라샤펠 지류 보존실장은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문경 전통 한지가 더 많이 쓰이길 바라며 많은 교류와 연구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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