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반도체 설계 '팹리스 산업' 핵심 거점 노린다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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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7 07:04  |  수정 2023-09-27 07:07  |  발행일 2023-09-27 제3면
市, 협회·경북대와 협약 체결
인력양성·투자촉진 본격 추진
수도권 10개 업체 참여의향서

대구가 반도체산업의 '두뇌' 격인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육성사업에 본격 나섰다. 팹리스는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성장한 국내 반도체의 최대 취약점으로 꼽힌다. 대형 팹리스가 대구에 입성하면 반도체 생태계가 강화되면서 파운드리(위탁 생산)도 튼실해질 전망이다.

26일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왕성호(〈주〉네메시스 대표) 한국팹리스산업협회 부회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 등과 '팹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협약내용은 △팹리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팹리스 육성 사업 발굴 △설계툴 및 전문교육 지원 △팹리스 기업투자 촉진 △설계 전문인력 양성 등이다. 특히 이날 협약식에서 팹리스 활성화 사업에 동참하려는 수도권 기업 10개사가 팹리스 육성사업에 대한 참여의향서를 대구시에 전달해 주목된다.

대구시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취약한 국내 반도체산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팹리스 선점이 꼭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세계 1~2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1% 수준이다. 연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은 'LX세미콘' 한 곳뿐이다. 1천억원을 넘는 기업도 7곳에 불과하다. 반도체산업 가치사슬의 첫 단계를 담당하는 팹리스는 시스템반도체 성장에 따라 그 중요성과 가치가 커지고 있다. 전방위적 육성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구시는 반도체 인재가 풍부한 강점을 활용해 안정적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팹리스 기업에 인재를 적시 공급해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팹리스 산업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국내 팹리스 업계의 62.4%를 차지하는 초기 성장단계 기업을 위한 설계 툴 및 시제작 지원 사업도 추진해 이들 기업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그간 대구시는 지역 교육기관과 협업해 전문인력 양성 및 첨단인프라 확충에 힘써 왔다. 올해는 '반도체공동연구소' '반도체특성화대학(경북대)' '반도체마이스터고' 등 국비 사업 8건(1천197억원)을 확보했다. 고교부터 석·박사까지 단계별 인력양성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현재 경북대는 연간 1천700명의 반도체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2025년에는 경북대 반도체공동연구소, DGIST의 'D-팹'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첨단 반도체 팹도 완공된다.

이종화 경제부시장은 "이번 협약 체결은 대구가 비수도권 팹리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론 최적지라는 판단에서 출발했다"며 "인재와 기업이 결집하는 팹리스 산업 거점으로 재도약해 팹리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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