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파일] ‘닭근혜’는 되고 ‘대깨문’은 안 된다, 다음 선택적 댓글 논란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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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0 17:42  |  수정 2023-10-10 17:54  |  발행일 2023-10-10
박성중, 카카오 증오 대응 관련 내부 보고서 공개

박성중 "카카오 댓글 규제 여론 조작과 다르지 않아"
[국감파일] ‘닭근혜’는 되고 ‘대깨문’은 안 된다, 다음 선택적 댓글 논란
지난달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 박성중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연합뉴스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DAUM)이 기사 댓글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비판하는 표현인 '대깨문'을 인공지능(AI) 기반의 댓글 필터링 기능(세이프봇)을 통해 가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에 따르면 현재 다음의 기사 댓글(타임톡)에 '대깨', '대깨문'이 포함된 표현을 쓰면 세이프봇에 의해 자동으로 가림 처리된다. 해당 기능은 2020년 12월 다음의 댓글에 처음 적용됐으며 욕설과 비속어를 포함하거나 게시물 운영 정책을 위반한 댓글을 AI 기술로 분석해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기능이다. '대깨문'은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로, 문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에서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들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카카오는 "대가리는 동물의 머리를 의미하는 동시에 사람에 대한 비속어로 사용된다"며 "대가리가 포함된 '대깨'는 비속어로 판단해 해당 어휘가 포함된 경우 가리기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동물로 사람을 비하한 '쥐박이', '닭근혜' 등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이 포함된 댓글은 삭제나 가림 처리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비판하는 표현도 삭제·가림 처리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실이 공개한 2021년 1월 당시의 카카오 증오 발언 관련 내부 보고서를 보면 세이프봇에 적용할 증오 표현을 임의로 선정해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대깨문을 포함한 정치적 표현을 상당수 규제 단어로 선정했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카카오의 댓글 규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전 검열 수준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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