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총 1만723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719건)보다 4건 많은 사상 최대치다. 2021년 같은 기간(7천546건)과 비교해선 40% 이상 늘었다.
연금 지급액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연금 지급액은 1조7천448억원이다. 2021년 (1조485억원) 처음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엔 1조3천822억원으로 증가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연금 방식으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 시가에 따라 정해진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한 국면에선 조금이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월 수령액 측면에서 유리하다.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최근 가입 요건을 완화한 게 한몫했다.
주금공은 지난 12일 신규 신청자부터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 공시가격 기준을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변경했다.
제도 변경이 이뤄진 12일부터 일주일간 공시가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연금 신청 건수는 87건, 보증 신청액은 약 2천689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에는 주택연금 가입이 불가능했던 이들이 신규 가입한 것. 단기적으론 전체 가입이 약 40%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졌다.
부동산 가격이 추가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춤하고,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상품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가입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3분기 3천957건에 달했던 해지 건수는 작년 동기 2천700건으로 줄었다. 올해도 같은 기간 2천468건으로 더 감소했다.
서범수 의원은 "국민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몰려 있고 노후 준비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며 "주택연금 가입 기준 완화는 시의적절한 정책이다. 가입 기준 완화에 따른 환경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즉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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