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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구 남구 가톨릭요양원에서 한 어르신이 비대면 진료를 받고 있다. |
"앞으로 힘들게 병원 안 가도 되겠어요."
26일 오전 10시 대구 남구 대명동 가톨릭요양원. 노삼탁(여·75)씨가 다소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화면 속 의사가 "어디가 아프세요?"라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아픈 곳을 말하면서 자연스레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노씨는 "이곳저곳 많이 아픈데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 비대면 진료가 더 많이 생겨 아플 때마다 이렇게 간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남구에서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비대면 진료가 시작됐다.
남구는 지난달 15일 보건복지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솔닥(주)과 비대면 진료 인프라 구축사업을 위한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의사·약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사업을 준비했다.
주로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의 어르신들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영상을 통해 진료 후 처방전을 받아 근처 약국에서 조제된 약을 손쉽게 받을 수 있다. 진료비와 약 처방비도 비대면 결제 가능하다.
이 사업에는 노인 주·야간 보호센터 15곳, 병원 20곳, 약국 22곳이 참여 중이다. 이를 위해 남구청은 직접 지역 의료기관과 약국을 일일이 방문해 사업 참여를 독려했다.
어르신들은 1차 의료기관인 의원에서 한 달에 2차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주로 이비인후과·내과·가정의학과 등의 진료가 이뤄진다.
솔닥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단골로 가던 의원·약국을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며 "대구 남구에서 시작해 다른 지자체까지 비대면 진료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그동안 의료서비스가 절실한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인프라가 미비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의료 불균형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글·사진=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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