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부터 코로나까지…우리나라 간호는 애국의 역사"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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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31  |  수정 2023-10-31 08:22  |  발행일 2023-10-31 제19면
"대한간호협회 창립 100주년
올 32년째 맞은 대구간호사회
지역사회 보건의료 발전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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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덕 대구시간호사회장은 회원의 권익은 물론, 보건의료 발전과 간호사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온 힘을 쏟고 있다. <영남일보 DB>

우리나라 간호 역사는 국난극복 DNA로 시작됐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 땅에 간호교육이 시작된 1903년이 얼마 지나지 않았던 1907년.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하면서 시가전에서 총상을 입은 한국 군인들이 다쳐 제중원 병원에 실려 왔다. 이때 나선 것이 제중원과 보구여관 간호사다. 다친 군인을 돌보던 한 간호사가 온 몸으로 구호하며 피범벅이 되자, 이를 보던 사람들은 감동해 울지 않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당시 대한매일신보는 보도했다.

국민들을 감동하게 했던 대한제국 시절 간호사들의 헌신은 1919년 3·1운동을 거쳐 항일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1928년부터 1936년까지 치안유지법을 위반한 219명의 여성 가운데 다수가 간호사였다는 일제 측 자료가 당시 간호사들의 항일독립운동 모습을 잘 보여준다. 대한간호협회는 2008년부터 간호역사뿌리찾기사업을 전개해 국내에서 항일운동 조직에서 활동하거나 중국이나 미국 등 국외에서 활동한 간호사 독립운동가들을 새로 발굴하고 조명해 책으로 엮은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을 발간했다.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에는 3·1운동 이후 임시정부에 군자금 등을 지원한 대표적인 항일 운동 단체인 대한민국애국부인회 사건에 연루돼 1920년 체포된 80명 중 간호사가 절반에 달하는 41명이란 사실을 적고 있다. 이들은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28명, 동대문부인병원 간호사 12명, 함경남도 성진 제동병원 간호사 1명이다.

6·25전쟁 때(1950∼1953년) 간호장교는 물론 간호학생들까지 전쟁터에서 많은 부상병 간호와 난민구호에도 힘썼다. 당시 시립간호학교 학생으로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간호하다 후퇴하지 못했던 방숙자 현 미주나라사랑어머니회장은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하자 국군 부상병들을 병원 지하실에 숨기고 서울이 수복될 때까지 3개월간 이들을 간호하기도 했다. 또한 기록으로는 남아있지 않으나 인민군의 포로가 돼 북으로 끌려갔던 간호사가 중국 현지에 생존해 있는 것을 볼 때 북으로 끌려간 간호사가 상당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간호사의 활동은 1964년에는 베트남전으로 이어졌다. 베트남전에서는 1973년 철수 때까지 500여 명의 간호장교가 입원환자 3만명과 외래환자 40만명, 민간인 환자 60만명 등을 간호해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 심는 데 기여했다.

1966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한인간호사의 독일 이주는 우리나라 경제부흥에 큰 역할을 했다. 파독광부와 함께 이들이 보낸 송금액은 당시 총수출액과 비교하면 당시 총수출액의 2%에 육박하며, 만성적인 외환수지 적자를 보이던 한국 경제에 대단한 기여를 했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6천여 명 이상의 간호사들이 국가경제를 살리고 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조국을 떠났다. 우리나라 간호사들의 탁월한 간호술과 성실한 근무태도로 독일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사절단의 역할도 해냈다. 우리 간호사들의 우수성과 근면성으로 독일뿐 아니라 유럽, 미주까지 확장 이주하여 재외한인 사회를 이끌고 있다. 간호사 파독은 경제적으로는 국제수지 개선과 경제성장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한국 노동자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국난극복 DNA로 시작된 간호역사는 2000년대 또다시 표출됐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휩쓸면서 대구에 간호사들이 부족하다는 말에 전국의 간호사들은 하나가 돼 몰려들었다. 암 진단을 받고도 간호사라는 사명감에 대구로 달려간 간호사, 신혼 단꿈을 포기하고 온 간호사, 어머니 임종조차 보지 못하고 현장을 지킨 간호사, 이 모든 것이 한 편의 감동의 드라마였다.

이러한 간호 역사를 가진 대한간호협회는 1923년 5월12일 '조선간호부회'로 창립해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따라 1948년 현재 명칭으로 변경됐다. 지난 100년 동안 17개 시·도간호사회 및 116개 지역분회와 10개의 산하단체 및 117개 지역분회로 조직이 확대됐다. 현재 면허간호사 수는 50만여 명을 넘어섰다. 매년 2만3천여 명 이상의 신규 간호사가 배출되고 있다. 17개 시·도간호사회 중 하나인 대구시간호사회는 1981년 7월1일 경북도 대구시가 대구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경북도간호사회에서 분리, 1991년 4월9일 창립해 올해로 32년째를 맞았다. 이들은 대구 지역 간호사들의 전문성 강화 및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로 확대되는 역할에 맞는 역량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1만3천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지역사회 보건의료 발전에 힘쓰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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