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원료' 마린머드·'기후대응' 해초나무, 동해 새 먹거리 육성

  •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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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8 07:39  |  수정 2023-11-08 07:40  |  발행일 2023-11-08 제10면
해양신산업 선도하는 환동해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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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동해산업연구원이 추진 중인 동해안 해양신산업 발전전략 구상도. <환동해산업연구원 제공>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해양수산부와 연안 경제활성화 정책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등 해양신산업의 발굴과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환동해산업연구원(이하 환산연)은 동해안의 자원 기반 신소재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해안 심해에 있는 마린머드의 바이오 소재 산업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인공 해초 나무 실증사업이다. 이외에 펩타이드 의약소재 및 메디 푸드 소재 기반구축 등의 사업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마린머드의 바이오 소재화

울진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일대에는 고품질의 마린머드가 다량 산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환산연과 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해안 연안과 울진 왕돌초 사이 후포분지(8만㏊) 일대에 최소 36억t(톤)가량의 마린머드가 퇴적해 있다.

마린머드는 일반적으로 서해안 갯벌머드를 인식하고 있지만 육지연안과 바닷가에 위치한 갯벌머드와 달리 동해의 마린머드는 청정 동해 속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퇴적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게 특징이다. 최소 1만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서 퇴적 활동을 통해 형성이 된 만큼 그 상태도 균질하고 성분도 우수하다는 게 지자원 분석이다.

정제를 전혀 하지 않은 원토(原土)만으로도 머드팩, 클렌징 등 뷰티산업의 기초 원료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다. 동해 마린머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그린머드, 사해 머드, 알래스카 빙하머드에 비하여 비교적 점토광물 함량이 높고 일정한 광물조성을 보여 그 상태도 훨씬 좋은 것으로 환산연과 지자원은 판단하고 있다.


울진 일대 고품질 머드 활용
미용·신약 수십조 가치 창출
해초광합성 활용 나무 도입
친환경 글로벌 경쟁력 높여



최근 한국피부과학연구원에서 정제된 마린머드를 분석한 결과 보습(67%), 주름 개선(105%)과 항산화(83%)에 특히 효능이 있다. 이중 주름 개선은 기존의 양성 대조균보다 무려 105%나 증가하는 효능이 있고, 기능성 화장품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받았다.

머드팩, 클렌징 폼 등 화장품 기초 원료로 활용 시 가격은 ㎏당 2만원 수준이다. 여기에다 마린머드 부존량(36억t 기준)의 0.03% 정도, 극히 일부인 100만t만 활용해도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는 수십조 원이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머드 자체성분은 물론, 유용한 신종 미생물 등을 활용할 경우 항염제, 항생제를 비롯한 다양한 신약개발 등 바이오 메디컬산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밝혀지고 있는 만큼, 그 가치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안 마린머드의 사업화를 위해 환산연은 지난해 사업화 기본구상을 위한 조사용역을 진행하였고, 올해에는 기능성 뷰티제품 개발을 위한 원료등록,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이미 필요 사업비 6억원은 지자원,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확보해 실증이 진행 중이다.

◆한국형 인공해초나무 도입

환산연은 미래 기후변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차 산업과 해양바이오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인공해초나무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해초(미세조류)에서 추출한 세포의 자연광합성 기능으로 공기를 정화하는 원리를 이용해 가로수, 정원수, 보안등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해초는 통상 육상 식물보다 50배 이상의 빠른 속도로 탄소를 흡수하고, 해초 자체가 생물이기 때문에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미 멕시코, 세르비아 등 일부 국가는 도입하고 있다.

경북도와 울진군, 환산연은 올 하반기까지 타당성에 대한 용역과 실증사업을 거쳐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공 해초나무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형 인공 해초나무는 태양광을 이용하고 탄소 흡수는 물론, 배양된 해초류는 뷰티, 식품, 메디컬산업 등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 운영과 해양바이오 등 연관 산업도 육성할 수 있다.

이미 연간 탄소 배출량 7억t, 개인별 배출량 세계 6위 수준인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규제에 대한 압박감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 처음으로 도입되는 인공 해초나무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강원 환동해산업연구원장은 "미래의 경쟁력은 지속 가능한 해양시대를 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해양에 기반한 자원을 소재화하고 이를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해양신산업 육성을 통해 동해안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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