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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한 달 이상 연체를 경험한 대출자들은 연체가 해소된 이후에도 1년 이상 소비 부진을 겪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6일 '고금리에 따른 한계 차주의 소비 부진 정도와 지속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올해 가계대출 금리에 반영되면서 이자상환부담을 크게 느끼는 한계차주가 증가했다.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가구당 평균 이자비용 지출은 올 1분기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38% 늘었다.
특히 연체를 경험할 정도로 이자상환부담이 가중된 차주들은 이후 장기간 소비 부진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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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금융연구원 |
2019년 1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 30일 이상 원리금 상환 연체를 경험한 차주의 소비경로를 추정한 결과, 연체가 발생하고 해소된 직후 1분기 소비수준은 평균보다 26% 낮게 나타났다.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평균보다 18%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연체의 늪에 한번 빠지게 되면 설사 연체가 해소돼도 장기간 소비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금리로 인한 한계 차주의 소비 부진이 1년 이상 장기화할 위험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연체 자체가 1분기 이상 지속될 경우 해당 차주의 소비가 평균 대비 20% 낮은 수준까지 회복되는 시점은 연체 발생 이후 3분기가 지난 시점보다 더 지연될 수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금리 수준 및 가계부채 연체율 수준이 내년 상반기까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체 위험이 높은 한계차주가 겪는 소비 부진은 내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화될 경우 한계차주 중 상환능력이 한시적으로 떨어진 차주에 한해 원리금 일부 상환 유예 등을 통해 부실을 막고 소비 여건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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