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황야에서 길 잃고 헤매는 국민의 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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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1  |  수정 2023-12-10 20:40  |  발행일 2023-12-11 제1면
강서구청장 보궐 참패 후유증 못 벗어나

김기현 대표 사퇴 목소리 커져

보수결집으로 해결될 문제 아냐

 

[뉴스분석] 황야에서 길 잃고 헤매는 국민의 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인요한 혁신위' '김포 서울 편입' 등 이슈의 약발은 먹히지 않고 있다. 당의 지지율은 정체된데다, 심지어 내년 총선에서 '서울 6석'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40여일간 해법 찾기 노력이 '말짱 도루묵'된 셈이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최근 당 기획조정국의 총선 판세 분석 결과, 서울에서 우세 지역은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4·15 총선 당시 서울 8석보다 못 한 결과다. 당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김기현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런 와중에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30%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서울 보선 당시 여야 후보 격차인 17.15%p와 비슷하다.


여당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자, 중진을 중심으로 김 대표 사퇴 목소리도 높아진다. 서병수 의원(5선)은 이날 "인요한 혁신위 실패는 내년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태경 의원(3선)도 "총선에 대패해 윤석열 정부가 식물정부가 된다면 그땐 모든 책임을 김 대표가 지게 될 것이다. 김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압박했다.


이렇게 되자 김 대표의 사퇴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일단 김 대표는 현 체재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구성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윤 대통령도 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남권을 비롯한 보수 결집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단순히 보수·당내 결집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혁신위가 해산을 선언한 지난 7일부터 당 안팎에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하다. 결국 지도부 총사퇴 등 강력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다들 총선에서 서울 6석이 현실화 될까 불안해 한다"며 "민심이 돌아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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