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아파트 사업장 PF 경고음…대구 33곳 미착공 '브리지론 부실' 우려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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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5 06:50  |  수정 2023-12-15 08:04  |  발행일 2023-12-15
커지는 아파트 사업장 PF 경고음…대구 33곳 미착공 브리지론 부실 우려
대구의 한 후분양 아파트 사업장이 일종의 디폴트(채무불이행)인 'EOD(기한이익상실)'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업계에선 아파트 사업장들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경고음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기사와 사진은 관련 없음. 영남일보 DB

대구의 한 후분양 아파트 사업장이 일종의 디폴트(채무불이행)인 'EOD(기한이익상실)' 통보를 받은 것(영남일보 12월14일자 1면 보도)으로 알려지자, 지역 업계에선 아파트 사업장들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경고음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구는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미분양과 분양률 저조로 PF리스크가 높은 데다, 준공 전보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에서 PF리스크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미 완공됐지만 계약자를 찾지 못한 채 사업 주체들이 금융비용을 계속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14일 대구시에 확인 결과, 올 10월 말 기준 미분양 단지는 총 61곳으로, 이 중 17곳이 '준공후 미분양 단지'이다. 다만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903가구로, 대구 전체 미분양 물량(1만376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불과하다.


여기다 대구에는 본PF 전 단계인 브릿지론 위험에 노출된 단지도 적잖다. 지자체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지만 착공 못한 단지 중 사업성이 낮은 곳은 브릿지론 부실 우려가 크다. 이에 브릿지론 이후 본PF로 넘어가지 못하고 사업이 멈추거나 다른 사업자를 찾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승인을 받은 '대구 주택건설사업 건수'는 총 95곳(5만2천400여 세대)이다. 이 중 착공된 단지가 62곳(3만3천400여세대), 미착공된 단지가 33곳(1만9천여세대)이다. 33개 단지, 1만9천여 세대가 사업 진행 대기 중인 셈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브릿지론에서 본PF전환이 어렵다. 대구에도 본PF로 넘어가는 못하는 단지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사업성이 낮은 브릿지론과 본PF 대출의 경우 부실이 정리되고, 이에 따라 경매, 공매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브릿지론, 본PF 대출 만기 연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간 벌기'를 해오던 금융당국도 본격적인 부실 정리를 벼르고 있다.


PF부실로 경매, 공매로 넘어가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업성이 부족해 경매, 공매가 진행 중인 PF사업장은 지난 9월 말 기준 120개로, 6월 말(100개)보다 20곳이 늘어났다. 전년 말(70곳)보다는 50곳이 증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사업성이 미비하거나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으면 시장원칙에 따라 조정·정리, 자구노력, 손실부담을 전제로 한 자기 책임 원칙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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