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물량은 많고 신규분양은 없더라…올해 '대구 부동산 7대 이슈' 짚어보니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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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0  |  수정 2023-12-20 07:59  |  발행일 2023-12-20 제16면
입주물량폭탄, 신규분양물량 제로, 특례보금자리론 열풍,

아파트 거래량 회복 , 전국 최고 미분양물량,할인분양,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입주 물량은 많고 신규분양은 없더라…올해 대구 부동산 7대 이슈 짚어보니
앞산에서 바라본 대구 주택 모습. <영남일보DB>

입주는 많았지만 신규 분양은 제로 수준이었다. 매물은 많고 매수는 한계를 보였으며, 미분양과 할인분양이 주된 키워드였다. 부동산전문기업 <주>빌사부가 올해 대구 부동산 시장을 관통했던 이슈 7가지를 정리했다.

우선 첫번째 이슈는 대구 아파트의 입주 물량 폭탄이다. 올 한해 대구에 3만5천여 세대의 입주 물량이 몰렸다. 분양 당시 높은 청약경쟁률로 100% 분양됐던 단지들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입주 대란은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입지가 불리하거나 분양가격이 높은 단지, 외부 투자자가 많이 유입된 단지 등은 입주 시점에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가가 폭락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두 번째 이슈는 신규 분양 물량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대구는 지난 5년간 12만6천세대를 공급했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던 2020년 한 해 3만2천 세대를 공급했다. 5년간 연평균 공급 물량은 2만5천 세대다. 한 해 적정 입주 물량(1만3천 세대)의 2배 수준의 물량이 공급된 셈이다. 올해 대구에서 분양 승인된 물량은 달성군 다사에 34세대에 불과했다. 지난 1월 대구시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신규 사업 승인을 전면 보류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결과론적으로 신규 공급 중단은 입주 물량 폭탄 속에서도 원활한 입주를 할 수 있었던 발판이 됐다.

세 번째 이슈는 정부가 지난 1월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로 대출해 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상황이었지만 시중금리보다 저렴하고 고정금리라는 점이 주효해 아파트 매매거래 호조에 한몫했다.

네 번째 이슈는 아파트 거래량 회복이다. 2020년 5만1천395건이었던 대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21년 2만1천231건로 줄었다가 작년에는 1만1천45건으로 추락했다. 부동산 통계 도입 이래 가장 낮은 거래량이었다. 하지만 올해 아파트 거래량은 월 평균 1천900건으로 지난해(920건)보다 2배 증가했다. 분양권 거래도 지난해 월 159건이던 것이 올해는 월 463건으로 2.9배 거래가 증가했다. 다만 시장은 입지와 신축여부에 따라 거래 양극화가 심화됐다.

다섯 번째 이슈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다. 10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5만8천299가구다. 이 중 대구 미분양물량(1만376가구)은 전국의 18%를 차지했다. 대구 미분양 물량은 2월(1만3천987가구) 정점을 찍은 뒤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 기간 신규 공급이 없다시피했기에 순감소로 볼 수 있겠지만, 3개 단지의 사업 주체가 분양승인을 취소한 영향이 컸다. 시지 삼정그린코아(667가구)가 지난 3월 분양승인을 취소하면서 장기임대로 전환했고, 6월에는 대명동 골드클래스(660가구)와 수성 센트레빌(310가구)도 분양률 저조를 이유로 분양승인을 취소했다. 결국 올해 대구의 미분양 순감소분은 약 2천가구에 그쳤다.

여섯 번째 이슈는 미분양 해소를 위한 조건변경이나 할인분양이다. 수성구 만촌동 '만촌 자이르네'는 분양가의 17~25%까지 할인하는 특별분양을 진행했다. 서구의 '서희스타힐스'는 10% 할인분양했다. '두류역 서한이다음'은 중도금 무이자에 15% 할인으로 모두 분양 완료했다. '시지 라온프라이빗'은 지난해 10% 할인했다가 올해는 최대 20%대로 할인하며 기존 입주자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조건변경과 할인분양에 더해 입주시 원금 보장제, 환매조건부 계약까지 더해지고 있다.

일곱 번째 이슈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전세 사기와 역전세난이다. 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된 지 오래됐지만 아직 많은 피해자들이 구제받지 못하고 있고 역전세난도 심각하다. 대구는 입주 물량이 일시에 쏟아지며 전용 84㎡ 새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1억원대까지 급락했다. 기존에 비싼 임대를 사는 세입자들이 새 아파트로 옮기면서 구축 아파트의 임대인은 전세보증금 반환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원배 <주>빌사부의 대표는 "내년 상반기 중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와 함께 전세 세입자들이 매수자로 돌아서고 입주아파트가 정리되는 과정을 밟는다면 빠르게 안정될 수도 있지만 대기 중인 후분양 아파트의 신규분양가와 분양결과에 따라 내년 대구 분양시장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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