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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구지역에서 신규 주택 분양이 한건도 없는 극한의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업체들이 생사기로의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은 대구 앞산에서 본 아파트 단지들의 전경. <영남일보DB> |
올해 대구 주택 분양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분야 업체들이 생사기로에 서게 됐다.
올들어 신규 분양 아파트(HUG 분양보증 기준)가 한 건도 없는 탓에 대구의 분양·광고 대행, 인테리어업, 설계회사들이 극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이 1년간 개점휴업에 직면, 주택분양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들 업체는 대구시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19일 대구경북 광고산업협회에 따르면, 건축·토목·설비 등 공사에 참여하는 전문건설업체는 분양사업이 없어도 공사만 진행되면 공정별로 매출이 발생하지만, 신규 분양때 일감을 확보하는 관련 업체는 존폐위기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부동산 광고대행사인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의 '분양 제로' 현상은 1998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이에 분양 관련 업체들은 희망퇴직, 무급휴직제 등으로 고정비를 절감하며 기약없는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더욱이 지난 10년간 외지 건설사의 잔치판이 된 대구 주택건설시장에서 지역 분양 관련 업체들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외지 건설사들이 자신의 협력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주지 않아서다.
실제 2019년~2023년까지 대구지역 신규주택 분양 현장(총 151개 단지) 중 외지 건설업체 현장은 120곳이다. 외지 건설업체 현장에서 지역업체가 분양광고를 진행한 단지는 26곳으로 수주율은 고작 21.7%다.
대구 분양업계에서는 "분양대행이나 분양광고, 인테리어 업계가 지자체의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자체는 직접 공사의 지역 하도급 비율을 높이는 데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간접 부문에서 강력한 행정지도의 조치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내년에 대구에 신규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후분양 단지들은 대부분 외지 건설업체 물량이다. 이들 건설사가 기존처럼 지역 분양 관련 업체를 외면하면 관련 기업의 기반이 무너지게 된다.
최종태 대구경북 광고산업협회장은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조만간 지역 건설업체가 신규분양할 때 외지의 분양·광고 대행사를 불러야 하는 촌극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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