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TK신공항 주변 에어시티 조성 때 '원형지 분양' 추진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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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8  |  수정 2023-12-27 18:00  |  발행일 2023-12-28 제2면
" LH 들어와서 중간 이문 남겨 먹는 건 안해"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 관련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빚내서 지을 순 없어"

K2 후적지 주변 10만 세대 아파트 조성…"10년 후 상황 지금 철회 못해"
홍준표, TK신공항 주변 에어시티 조성 때 원형지 분양 추진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오후 시청 산격청사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대구경북(TK) 신공항이 들어서는 군위군에 첨단산업단지와 에어시티(공항신도시)를 조성하는데 있어 '원형지 분양'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률상 존재하는 분양 형태이지만, 실제로 실행된 사례가 없어 관심이 쏠린다.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서는 재원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형지 분양 제도가 법률에는 나와 있는데, 실시된 적은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없었다. 그걸 군위군에 한 번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들어와서 터 닦고 산단을 만들어서 입주하는 개념인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들어와서 중간에 이문 남겨 먹는 건 안 하겠다. 기업들이 제일 좋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형지 분양은 상하수도 등 기초인프라 외에는 미개발 상태로 토지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부지를 사들인 개발자(기업)가 특성에 맞게 산업단지나 주거지 등을 직접 조성하는 최적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홍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조성한 사례를 들며 원형지 분양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땅이 거대해 부지를 헐값에 임대해 주고, 법인세를 10년 간 유예해준다. 그런 식으로 인센티브를 줘야지 기업이 몰려든다"며 "수도권 용인 같은 곳은 땅값이 평당 1천500만원이 넘는다. 반도체 타운을 조성하려면 땅값에 돈이 다 든다. 우리(대구)는 군위의 넓은 땅을 얻은 터라 수도권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현행 도시개발법상 원형지의 면적은 전체 도시개발구역 토지 면적의 3분의 1 이내로 제한돼 있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제한 사항은 차차 풀어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충분한 재원 확보 없이는 신청사 건립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봉이 김선달'을 언급했다. 그는 "내가 무슨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금호강 물 팔아서 신청사 지으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 아니냐"며 "빚내서 신청사를 지을 순 없으니 기존에 있는 공한지나 시유지를 매각해서라도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일각에서 K2 후적지 주변 10만 세대 신도시 계획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한 질문을 받고 "10년 뒤의 계획을 지금 기준으로 철회하라고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신도시를 개발하고 그곳에 첨단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대구 사람들만 들어가겠나. 타지 사람들도 들어올 것"이라며 그때까지 아파트 수급조절에 고삐를 쥘 뜻을 피력했다.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밑그림을 임기 2년 차에 모두 그렸는데, 다음 시장이 오더라도 사업들이 동력을 잃지 않게 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년 6개월 동안 4년 간 해야 할 밑그림을 다 그렸고, 나머지 2년 6개월은 내용물을 채우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향후 2년 6개월 동안 사업을 일정하게 추진해 착수하고, 착공하면 후임 시장 누가 오더라도 손을 못 댈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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