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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
올해 부동산 시장은 4월 총선 영향으로 인한 규제 완화와 미국발(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지만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 등으로 여전히 안갯속이다.
9일 부동산 전문기업 <주>빌사부가 임차권 설정등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의 임차권 등기명령 건수는 5만2천322건으로 전년(1만4천175건)보다 269%(3만8천147건)나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역전세·깡통전세 속출로 임대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차권 설정등기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
지난해 생애 최초로 취득하는 부동산 매수 건수는 43만6천건으로, 최근 5년 평균(연간 55만9천건)보다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20년에는 7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생애 첫 부동산 구입 연령 현황을 보면 30대(40.5%)가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23.9%), 50대(14.3%), 20대(12.1%) 등의 순이었다. 최근 5년 평균(30대 37.4%, 20대 14.6%)과 비교했을 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30대의 취득 비율은 소폭 증가해 40%를 넘어섰고 20대의 취득 비율은 감소했다.
30·40대의 매매에 의한 부동산 취득 비율이 증가하지만, 보유한 전체 부동산으로 확대해 보면 이는 미미한 수준이다.
전국의 부동산 등기 기록은 지난해 12월 현재 6천396만9천건이다. 소유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73%, 법인 소유 18.5%, 기타 8.2%이다.
연령별 소유건수를 보면 △18세 이하 0.1% △29세 이하 1% △30대 5.3% △40대 14.3% △50대 25.5% △60대 29.5% △70대 이상 24.4%로 나타났다.
50세 이상이 소유한 등기 건수가 전체의 79%이고, 경제활동이 감소하거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60대 이상이 보유한 등기 소유자(54%)도 많았다.1970~1980년대 경제 성장기 때 부동산을 많이 소유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율은 감소하고, 월세 비율은 증가했다.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한 확정일자를 대상으로 한 아파트 전·월세 현황과 전세보증금 규모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호황기 때 높은 전세자금을 바탕으로 갭투자를 하던 2019년 전세 비중은 60%까지 높게 나타났지만 2022년(48%), 지난해(45%)엔 그 기세가 꺾였다. 2022년 월세가 전세를 역전하는 현상이 빚어졌고 지난해에는 월세 비중(55%)이 더 커진 것이다.
대구의 전세 비율(42%)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서울과 6대 광역시 기준으로 보면 울산이 41%였고 부산·대전·대구 42%, 서울은 43%였다.
대구는 월세 부담 없는 순수 전세보증금 하락률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대구의 전세보증금은 전년 대비 2천100만원(11%) 하락했다. 지난해 입주물량이 역대 최대인 3만5천여 세대에 달했고 그 여파로 입주 아파트의 매매나 전세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평균 전세보증금은 서울(3억4천743만3천원)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경기도 2억5천504만4천원, 인천 1억9천740만2천원, 부산 1억9천672만4천원, 대구 1억9천461만3천원이었다.
전국의 전세 거래 건수는 전년도 대비 12% 줄었다. 대전은 27%, 인천은 20%, 서울은 14% 거래량이 감소했다. 대구는 넘치는 입주물량 속에서도 전세 거래량은 3% 감소하는 데 그쳐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송원배 빌사부 대표는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며 "오는 29일부터 시행되는 '신생아 특례대출'로 인해 반짝 특수가 나타날 수 있고, 4월 총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 또한 하반기 금리 인하가 수차례 이어지게 되면 지역에 따라 부동산 시장 회복의 조짐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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