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경북지역 축사 시설 악취…대안은 없나?

  • 장석원,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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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2 18:19  |  수정 2024-01-22 19:01  |  발행일 2024-01-23
경산, 청도, 영천, 군위, 예천 등 돈사 밀집지역 악취 민원 급증
박창욱 경북도의원 "매뉴얼적인 예산지원으론 개선 없어"
돈사
경북의 한 양돈 농장.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영남일보 DB>

경북 안동의 신도시에 자리잡은 경북도청 공무원인 김정국(가명) 씨는 수시로 나는 악취 때문에 출근길이 힘들기만 하다. 쾨쾨하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악취는 도청 인근 돈사에서 발생하는 분뇨 냄새다.


도청에서 직선거리로 2㎞ 정도 떨어진 곳에 대형 돈사가 있어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악취가 청사까지 넘어온다. 김씨는 "오랫동안 맡아왔는데도 돈사 악취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해결 방안이 없는지 의문"이라며 혀를 찼다.


경북 곳곳에서 축산 악취로 고통을 받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축산 악취로 인한 민원 발생 건수는 2021년 975건에서 2022년 1천517건으로 55%나 늘어났다. 악취 민원의 대부분은 축사와 인접한 주택가나 대규모 축산 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다.


2년간 접수된 악취 민원 2천492건을 지역별로 분석해 보면, 경산이 618건(24.8%)으로 가장 많고 이어 청도(401건), 영천(374건), 군위(249건), 예천(132건) 순이었다.


일각에선 경북도가 축산농가에서 악취를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축사 냄새에 근간이 되는 가축 분뇨 냄새 저감보다는 발효와 자원화에만 예산을 지원하는 탓이다.


박창욱 경북도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매뉴얼과 같은 예산 편성으론 악취 문제를 개선하기 어렵다"며 "농가에서도 소득에 효용이 없는 냄새 저감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는 만큼, 집행부에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올해부터 돈사 환기구 악취저감시설 설치 사업(9억 5천만원)을 실시해 민원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사업이 진행되면 안동과 영천, 고령, 성주에 위치한 돈사 19개소에 악취저감 환기구가 설치된다.


경북도는 또 축산 악취가 심한 곳에 악취측정 ICT(정보통신기술) 장비를 구축하고, 축사시설현대화(196억원)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악취 저감보단 발효·자원화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 건 사실"이라면서 "축사 악취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석원·오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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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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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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