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경추간판 탈출증…팔 아프고 손끝 저린 게 목 디스크 때문이라고?

  • 강승규
  • |
  • 입력 2024-01-30  |  수정 2024-01-30 07:48  |  발행일 2024-01-30 제16면
뼈 사이 완충 역할 디스크, 잘못된 습관·사고로 손상되면
수핵 튀어나와 신경 압박…연결부위 목·팔·손 감각 이상
쥐는 힘 떨어져 물건 놓치거나 팔 올리기 힘든 마비증상도

[전문의에게 듣는다] 경추간판 탈출증…팔 아프고 손끝 저린 게 목 디스크 때문이라고?
〈게티이미지뱅크〉
[전문의에게 듣는다] 경추간판 탈출증…팔 아프고 손끝 저린 게 목 디스크 때문이라고?
W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전문의 신동욱 부장

디지털 친화적인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도 수면시간을 제외하곤 종일 휴대전화와 함께 생활한다. 휴대전화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문제는 휴대전화 사용이 자칫 목 건강을 해치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추운 겨울에 실내 활동이 많아지면서 목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의료진들은 목 주변 통증을 방치할 경우 척추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평상시 생활 습관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나이 들면 탄력 떨어지는 척추뼈

인간의 척추뼈는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천추, 미추로 'S'자형 굴곡을 이루고 있다. 이런 굴곡 상태는 몸의 균형과 용수철 같은 탄력성으로 충격 완화 역할을 해준다. 몸의 지주 구실로 무거운 체중을 지탱하고, 움직일 때 축의 역할을 하는 척추뼈는 나이가 들면서 자세가 바르지 않을 수 있다. 이 때 척추 뼈들을 연결하는 디스크는 닳고 수분이 빠져 쪼그라들어 키가 줄거나, 등이 휘어지면서 통증이 생기게 된다. 척추는 수십여 개의 뼈로 연결돼 있다. 이런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몸의 충격을 흡수시켜 주고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 추간판, 일명 디스크다. 디스크는 가운데 80%의 수분 성분의 젤리처럼 생긴 수핵과 이 수핵을 보호하고자 섬유테들이 주위를 둥글게 감싸고 있다. 이러한 디스크는 스프링처럼 충격을 완화시키고 척추뼈가 밀리지 않고, 척추뼈들이 부딪히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뇌에서 연결되는 척수는 척추관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면서 각 척추뼈 사이마다 좌우 한쌍씩 척추신경을 내보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수핵의 성분 함량의 감소로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경우에 따라 나쁜 자세나 사고 등 외부적인 자극이 가해져 섬유테가 손상되면서 수핵이 바깥으로 밀려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을 '추간판탈출증'이라고 부르고 추간판탈출증이 경추에서 발생한 것을 '경추간판 탈출증', 쉬운 말로 '목 디스크'라고 한다.

◆영상검사가 필요한 목디스크

목 디스크 원인은 생활상 잘못된 습관이나 사고 등으로 목에 직접적 충격이 가해졌을 때 나타나기 쉽다. 구체적으로 △장시간 앉아 있으면서 머리와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 △눈이 나빠 눈을 찡그리며 목을 빼고 앞으로 보는 습관 △사고 등 직접적인 충격으로 목뼈나 관절에 손상이 온 경우 △평발이거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계속 신는 경우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높은 베개를 사용할 때 등이다.

튀어나온 수핵이 신경을 압박하면 해당 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목 디스크 환자는 목 통증과 팔로 뻗치는 통증, 어깨, 손바닥, 손가락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사람에 따라 조이거나 저린 느낌 또는 둔한 느낌의 감각 이상이나 쥐는 힘이 떨어져 물건을 놓치고 팔을 들어 올리기 힘든 마비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진단은 문진과 신체검진 그리고 영상검사가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보조적으로 근전도검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영상 검사는 보통 3가지 방법을 시행한다. 가장 기초적인 단순 방사선 검사(X-선 검사)는 경추부 전반적인 구조를 볼 수 있다. 컴퓨터 단층 촬영(CT)은 디스크 경화상태, 인대 석회화, 경추 뼈 구조를 살펴본다. 자기 공명 촬영(MRI)은 단순방사선검사나 CT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인대와 근육, 탈출된 추간판과 신경 압박 정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치료 방법, 상태 따라 고려

목 디스크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요법과 물리치료, 그리고 통증을 덜 느끼도록 마취제나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주사하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한다. 보조적으로 침상 안정을 취하면 디스크 압력을 줄일 수 있고, 베개는 높지 않은 것으로 뒷목까지 베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세를 교정하며, 올바른 자세는 의자에 앉을 때 등을 구부리지 않도록 하고 양쪽 어깨를 펴고 바르게 앉아야 한다. 걸을 때는 목을 앞으로 숙이지 않고 어깨를 펴고 바르게 걷어야 한다. 걷기, 체조, 수영과 같은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체중 조절도 중요하다.

팔·다리에 마비가 나타나거나, 일정 기간 비수술적 치료로 증세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디스크 제거술 및 척추 유합술은 목 앞에서 접근해 손상된 디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고 골이식을 통해 척추뼈를 유합하는 수술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수술 안정성이나 임상 결과 측면에서 효과가 입증돼 있다.

후방 신경공 확장술은 목 뒤에서 접근해 뼈를 열고 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넓혀주고 돌출된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최근 미세 침습수술 도구들이 많이 개발돼 연성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에 특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공 디스크 삽입술은 기존의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이를 인공 디스크란 인공물로 대치하는 방법이다. 수술 방법은 일반적인 전방 고정술과 비슷하나 수술 후에도 그 부위 운동을 유지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유합술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인접마디 변성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뼈의 퇴행성 변화가 심한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강승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