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건설업 연체액 2년새 10배로 급증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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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30  |  수정 2024-01-30 07:55  |  발행일 2024-01-30 제1면
경기 침체로 연체율 치솟아

비은행 대출부실 우려 커져
대구 부동산·건설업 연체액 2년새 10배로 급증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부동산·건설업 연체액 2년새 10배로 급증
2021년 하반기 이후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대출을 갚지 못하는 부동산·건설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2년 새 대구지역 부동산·건설업종의 금융기관 대출 연체액은 10배 넘게 뛰어 전국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29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모니터링 대상 58만개 법인 대출 가운데 대구의 부동산·건설업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조1천2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15조8천400억원)에 비해 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부동산·건설업종 대출 잔액은 391조2천300억원에서 503조7천400억원으로 28.8% 증가했다. 이 통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포함됐다.

대구의 대출 잔액 증가율은 울산(7.7%)에 이어 전국에서 둘째로 낮았다. 대구에서 2022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부동산 개발사업(PF)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최근 2년 새 대구 부동산·건설업종의 대출 연체액(30일 이상)은 폭증했다. 지난해 말 7천100억원으로 2021년 말(700억원)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914.3%)이나 급증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전국 부동산·건설업종의 대출 연체액은 3조300억원에서 8조9천억원으로 2.9배(193.7%) 늘었다.

대구지역 부동산과 건설업의 대출 부실 정도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은행권보다 2금융권에서 부실 위험 징후가 뚜렷했다.

대구 부동산업의 금융기관 연체율은 지난해 말 4.35%를 기록했다. 2021년 0.37%에 불과했으나 2022년 3.73%에서 4%대로 치솟았다. 세종(12.66%), 울산(6.49%), 강원(5.38%)

에 이어 전국에서 넷째로 높았다. 특히 대구 부동산업의 비은행권(2금융권) 연체율은 지난해 말 8.06%로 전국 평균(3.29%)을 크게 웃돌았다.

대구 건설업의 연체율(지난해 말 기준 3.55%)도 제주(3.70%)에 이어 전국에서 둘째로 높았다. 같은 기간 대구 건설업의 비금융권 연체율은 5.8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대구의 분양 경기 침체가 시행사의 자금난 등으로 이어져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이런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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