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영양군민의 특별하고 행복한 삶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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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2 06:46  |  수정 2024-02-22 06:59  |  발행일 2024-02-2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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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철기자〈경북부〉

경북 영양군은 오지(奧地)다. 군 전체 면적의 86%가 산림이다. 해발 고도도 경북 시·군 중 가장 높다. 또 고속도로나 철도가 전혀 지나지 않는 곳이다. 한때는 4차로 도로도 없어 '육지 속 섬'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리적 악조건은 오히려 영양군의 든든한 자산이 됐다. 영양이 가진 천혜의 자연은 도시에서 자취를 완전히 감춘 '반딧불이'의 훌륭한 안식처가 됐다. 영양에선 어딜 가든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를 접할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불러온 훈풍인 셈이다.

맑은 공기에 더한 뛰어난 수질은 영양이 '장수 마을'로 꼽히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영양은 100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었다.

이런 지리적·환경적 상황에 맞춰 영양군은 지역소멸 극복을 위해 어르신 복지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군내 182개 경로당에 어르신이 편하게 찾고 교제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 프로그램을 연중 제공하고 있다.

'찾아가는 오지마을 건강 사랑방 의료 서비스'는 지역 특성상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민간 의료기관과 협력을 통해 만성·특정 질환 전문 진료가 연중 이뤄지면서 보편적 의료 서비스 혜택도 누리고 있다.

이외에도 영양군의 '생활 민원 바로처리반 서비스' 또한 주민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한다. 비용 등을 이유로 민간 업체가 꺼리는 전구·방충망·수도꼭지 교체 등 간단한 가사 도움 서비스가 '전화 한 통'이면 가능하다. 주민 만족도도 높다.

영양군은 '오지'라는 악조건을 극복한 저력을 갖고 있다. 밤하늘공원, 자작나무 숲 등이 그 방증이다. 소멸위기, 저출산 고령화 악재 또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곳이다.

'전국1위 장수마을'의 브랜드를 지킬 수 있도록 맑은 공기와 청정 자연을 보전하는 한편, 주민 맞춤형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가 더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본격적 은퇴의 길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를 대상으로 한 귀농귀촌 유도, 휴양 관광객 유치 등이 영양군이 가야 할 길이다. 오지라는 오명에도, 심각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상황 속에서도, 더 나은 내일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 발자국씩 나아가야 한다.

소멸위기 극복에 더해 '살고 싶은 지역'으로 갈 수 있도록 영양군의 다양한 '효자손 행정'을 기대한다.
배운철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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