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노인일자리 성장 "전문성 더 살린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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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2 19:04  |  수정 2024-04-24 20:26  |  발행일 2024-04-23 제10면
도청 시니어 택배사업 순항
일자리 대부분은 공익형 배정
사회서비스, 민간형 확대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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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택배 기사 황순호씨가 택배 상자를 정리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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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호씨가 동료 시니어 기사와 함께 택배 상자를 운반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

"안녕하세요. 택배입니다."
경북도청 별관에서 시니어 택배 기사로 일하는 황순호(가명·72세) 씨는 6년째 도청 신도시 내 공공 기관의 택배 배송을 책임지고 있다. 22일 오후 1시쯤 경북도청 어린이집 교사실을 찾은 황 씨는 어린이 학용품이 담긴 택배 상자를 사무실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갔다. 사무실 직원들과 익숙한 듯 인사를 건네는 것도 잠시 혹시 누락된 택배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기를 반복했다.


황 씨는 "(이곳에서) 택배 일을 오래 근무하다 보니 직원분들이 무슨 제품을 선호하는 지 알 정도가 됐다"라며 "무거운 짐을 옮기다 보면 힘들 때도 많지만 매일 출근할 일터가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지난 2018년 출범한 경북도청 시니어 택배사업단의 일원으로 채용된 황 씨는 하루 3시간씩 근무하며 그날의 업무량을 꼼꼼히 살핀다. 팀장으로 임명된 이후부턴 일선 시니어 택배 기사들과 시니어클럽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황 씨는 "연금 이외에도 한 달에 평균 58시간 근무해 60만원 가량의 금액을 부가 수익으로 얻고 있다"라며 "노년의 풍족한 생활을 보장하는 시니어 택배가 더욱 활성화돼 많은 노인들이 일로써 행복을 찾길 바란다"고 웃어보였다.

노년을 풍요롭게 하는 노인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경북도가 노인 일자리를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올해 경북도에 배정된 노인 일자리는 총 6만4천여개로 전년 대비 8천700개 늘어났다. 총 사업비는 전년보다 644억원 오른 2천687억원이 책정됐다.

노인 일자리의 대부분은 공공시설 환경정비 등을 골자로 하는 공익형(77.2%)에 배정됐다.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익형 일자리는 주로 지역 봉사활동 현장에 투입돼 월 30시간 활동하고 월 29만원을 가량을 수령한다.

노인들이 전문성을 살리는 사회서비스형(14.3%)과 민간형(8.5%)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장애인 돌봄 및 보육교사 등 전문 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서비스형은 월 60시간을 근무하고 최대 76만1천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어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민간형은 소규모 매장이나 사업단에 종사하며, 시장 수익에 따라 추가 급여를 받는 구조다.

김안섭 안동시니어클럽 팀장은 "고학력 노인분들의 경우 보육교사 등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공공시설 봉사 형태의 공익형 일자리보다 업무 만족과 성취감이 높은 사회서비스형 및 시장형사업단 일자리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민자 경북도 어르신복지과장은 "노인 일자리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공익형 일자리 외에도 사회서비스형과 시장형 일자리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며 " 시니어클럽 등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더 많은 신규 일자리 발굴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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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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