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송홧가루에 농약 성분이?… 대구안실련, 친환경 방제 사용 촉구

  •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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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3 18:43  |  수정 2024-04-23 18:43  |  발행일 2024-04-23
송홧가루에 소나무재선충 방제 농약 성분 검출
대구안실련 지난해 우려 표했지만, 산림청은 "인체에 무해"
대구경북, 재선충병 특별방제구역 전국 80% 이상 차지
전문가 "친환경 방제로 전환해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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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산림재해기동대가 소나무를 재선충병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감염을 예방하는 주사 약제를 주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봄철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인 송홧가루에 소나무 재선충을 방제하기 위해 살포한 약제 성분이 검출돼 친환경 방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23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소나무 송홧가루에서 고농도 농약 성분이 검출됐지만, 산림청은 송홧가루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송홧가루 크기가 미세먼지보다 크기 때문에 인체에 흡수될 수 없다는 해명만 늘어놨다"며 "이후 1년이 넘도록 시민 안전 대책 방안이 없어 깊은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식물 기생 선충의 일종인 '재선충'이 일으키는 병으로 소나무에 치명적이다. 재선충은 하늘소와 같은 곤충을 매개로 건강한 소나무에 병을 확산시킨다.

대구경북지역은 특히나 소나무 재선충에 취약한 곳이다. 산림청이 지난 1월 소나무 재선충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한 6개 시·군 중 5곳(대구 달성군, 경북 포항, 안동, 고령, 성주)이 대구경북지역이다.

산림청은 재선충 피해 정도를 고려해 4월 말까지인 소나무 재선충 방제사업을 5월 말까지 연장했다.

산림청과 각 지자체는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한 산림 파괴를 예방하기 위해 매년 농약을 살포 및 주입하고 있다. 과거 헬기를 이용한 농약 살포로 꿀벌 등 익충이 죽어간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항공 방제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소나무 직접 주입 등의 방식을 확대했다.

대구안실련은 농약 사용 자체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주장했다. 김종진 대구안실련 대표는 "해외 논문자료, 식약청, 의료 전문가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송홧가루에 검출된 살충제 농약 성분은 신경계통과 대사활동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독성이 강한 성분들"이라며 "지금이라도 친환경 방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농약 등의 화학제보다 생물제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윤상갑 산림기술사는 "사람마다 농약 등 화학제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인체 흡수량이 미비해도 유해할 수 있다"며 "천적 곰팡이, 세균 등을 이용하는 생물제의 경우 방제 효과가 천천히 발생하지만 그만큼 오래가기 때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타 지역에서도 친환경 방제 전환 요구가 높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15일 제351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약제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 방제 사용을 촉구했다.

한편, 산림청은 지난해 송홧가루의 물리적 크기(40㎛ 이상), 노출량, 농약 독성 등을 고려할 때 인체에 흡수되지 않으며 유해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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