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나빠요" 경북 외국인들 직장·식당서 차별 느낀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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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4 17:32  |  수정 2024-04-24 17:55  |  발행일 2024-04-25 제6면
사회적 배제 경북 22.4%, 전국(20.5%) 상회
외국인
경북도 내 외국인이 5명 중 1명은 언어 등의 이유로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대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한국어 퀴즈대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답을 들어 보이는 모습. 영남일보 DB

경북도가 '아시아의 작은 미국'을 천명하며 다양한 외국인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도내 거주하는 외국인 5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250만명을 넘어서며 '다인종·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만큼 이에 따른 의식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경북도 외국인 주민 및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의 22.4%가 사회적 배제(차별)을 경험했다. 이는 전국 평균(20.5%)보다 높은 수치다.

외국인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경험했다. 응답자의 17.1%가 직장, 일터, 음식점 등에서 '조금 차별받음'이라고 답했다. 일부(4%)는 심한 차별을 느꼈다고 답했다.

차별을 느끼는 이유로 '한국어 능력'과 '출신 국가' 등이 거론된다. 경북의 한 외국인은 "식당에서 본국 언어로 이야기하면 아무래도 주변 시선을 받게 된다"며 "일상생활에서 언어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내 외국인들은 경북에서 사는데 어려운 점으로 언어문제와 체류문제를 꼽았다. 한국어 부족(3.25점)과 비자 등 취득 변경(3.13점), 경제활동 기회 획득(3.06점) 등이 거론됐다. 5점 만점 기준이다.

경북의 외국인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경북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2012년 5만6천여명에서 2022년 10만4천여명으로 10년 사이 85.9% 늘어났다. 연령은 20대(31.7%)·30대(32.8%)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가별로는 베트남(31.8%), 태국(12.1%), 중국(9.2%)인 분포가 높았다.

이들은 도내 산업 현장에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도내 외국인 고용률은 2022년 기준 67.2%로 전국 평균(63.7%)을 웃돌았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결혼에 따른 정주 가구가 325만9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문인력(277만7천원), 비전문인력(250만5천원), 유학(125만3천원)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차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상호 간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옥 루이엔 주한베트남공동체 대표는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려면 결국 상호 협력관계를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한국에 온 이민자들이 자신의 가치를 계속해서 끌어올린다면 사회적 차별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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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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