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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남후면 일대에서 2020년 4월 24일부터 27일간 발생한 산불로 산능선이 잿빛으로 변했다. 영남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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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북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산 정상부가 수목으로 가득찼다. 오주석 기자 |
30일 오전 경북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산 정상부. 이곳은 4년 전 화마를 이겨낸 듯 푸른 빛으로 물든 상태였다. 잿빛으로 가득했던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수목들이 화마의 흔적을 지워나가고 있었다.
지난 2020년 4월 24일 안동시 풍천·남후면 일원에 발생한 산불은 1천944㏊의 산림을 태우고 나흘 만에 꺼졌다. 당시 강한 바람과 함께 불길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대규모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2000년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산불 중 7번째로 규모가 큰 산불이었다.
산불 당시 불에 타 쓰러진 묘목은 아직도 간간이 보였다. 손으로 만지면 재가 묻어 나올 정도로 당시 화마를 짐작케 했다. 살아 있을 때 생김새 그대로 묵묵히 서 있는 묘목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4년 전 잿빛 소나무가 가득했던 이곳에 성인 키 높이의 묘목들이 다시 자라고 있었다. 베어진 소나무 사이로 형형색색의 어린 묘목이 자리 잡았다.
경북도는 2021년 3월 산림복구 조림 사업(154억원)을 시작, 지난달 복구 작업을 마무리 했다. 전체 피해지의 약 56% 해당하는 1천80㏊에 산벚나무, 낙엽송, 밤나무 등 10여 종의 어린나무를 심었다. 식재한 나무만 203만 7천본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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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산능선에 불에 탄 소나무 사이로 수목이 자라고 있다. 오주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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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산정상부. 나무를 벤 자리에 어린나무가 자라고 있다. 오주석 기자 |
실제 산불 원인자에 대한 검거율은 절반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국내에서 발생한 산불 실화자 검거율은 39.9%(5천668건 중 2천263건)에 불과하다. 특히 입산자 실화 검거율은 고작 10.8%다.
이날 산림 복구 현장에서도 누군가 담배를 다 태우고 버린 담뱃갑이 눈에 들어왔다.
도규명 경북도 산림자원과장은 "지난 4년간 복구 사업을 실시해 안동 산불 피해지가 조금씩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한순간의 부주의로 잃어버린 소중한 산림을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으로 복구해 미래 세대가 풍요로운 산림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