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최대 송이 생산지' 위협하는 영덕 소나무재선충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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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5  |  수정 2024-06-25 07:01  |  발행일 2024-06-25 제1면
영덕군 산림면적 88% 소나무 반출금지구역 지정

전문가 "약 3만본 긴급방제 해야 할 만큼 심각" 주장

영덕군, 한정된 예산 등 확산방지에 힘 딸려
[단독] 국내최대 송이 생산지 위협하는 영덕 소나무재선충
영덕군에서 재선충에 감염돼 말라 죽은 소나무가 전국최대 송이생산지인 지품면을 제외한 전역에 걸쳐 퍼져있어 도로에서도 쉽게 발견할수 있다.사진은 축산면 도곡리 산 중턱.(영남일보 DB)

경북 영덕군이 소나무 재선충 감염 규모가 늘어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연산 송이 전국 최대 생산지인 영덕군은 2009년 재선충이 첫 발생한 이후 총 산림면적의 88%인 약 6만㏊가 소나무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영덕군 내 최대 송이 산지인 지품면은 아직까지 재선충 감염에서 벗어나 있지만 군 전체에 재선충 고사목이 퍼지고 있어 감염 확산도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특정 곤충의 몸을 매개로 옮겨 다니며 소나무를 붉게 시들게 하면서 빠른 속도로 말려 죽이는 병이다. 마땅한 치료 약도 없는 소나무 재선충은 전염성이 강해 고사목 발생지역 반경 2㎞ 안에 있는 나무는 모두 감염 우려목으로 분류돼 외부반출이 금지된다.

현재 소나무 재선충이 가장 심한 지역인 영해면과 축산면, 창수면 일대는 붉게 말라죽은 소나무가 쉽게 눈에 띌 만큼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지역의 한 산림전문가는 "재선충에 감염돼 긴급방제작업 해야 할 소나무가 약 3만 본 정도 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단독] 국내최대 송이 생산지 위협하는 영덕 소나무재선충
영덕군에서 재선충에 감염돼 말라 죽은 소나무가 전국최대 송이생산지인 지품면을 제외한 전역에 걸쳐 퍼져있어 도로에서도 쉽게 발견할수 있다.사진은 영해면 벌영리 산 중턱.(영남일보 DB)
영덕군이 2021년 1만여 그루, 2022년 1만4천여 그루, 2023년 2만여 그루를 확산방지를 위해 피해 고사목 방제 처리를 하고 있음에도 감염 규모는 점점 커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재선충 청정지역으로 지정된 울진군과 주왕산국립공원이 있는 영양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덕과 경계선을 나누고 있는 영양과 울진은 금강소나무 군락지 보호를 위해 영덕군이 재선충 발생의 방어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영덕군은 올해 산림 병해충 예산 14억 원으로 5월까지 8천여 그루를 방제하는 등 재선충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 등 확산을 막기에는 힘에 부치는 분위기다.

 

[단독] 국내최대 송이 생산지 위협하는 영덕 소나무재선충
영덕군에서 재선충에 감염돼 말라 죽은 소나무가 전국최대 송이생산지인 지품면을 제외한 전역에 걸쳐 퍼져있어 도로에서도 쉽게 발견할수 있다.사진은 창수면 인량리 산 중턱.(영남일보 DB)

수십 년째 자연산 송이를 채취하고 있는 A씨(59·지품면)는 "만약 재선충이 이곳(지품면)까지 넘어오면 전국 최고의 영덕 송이는 끝장난다"고 우려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재선충 확산 방지와 감염목 방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필요한 작업을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올 하반기부터 예산 확보에 최우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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