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장기 지원하는 '통합형 해바라기센터'…대구는 '0곳'

  •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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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04 18:52  |  수정 2024-07-04 18:57  |  발행일 2024-07-05
대구는 위기지원형·아동형 2곳이 전부

인구 200만 넘는 자치단체 중 통합형 없는 곳은 대구와 인천뿐

지역 병원, 의료 인력난과 운영비 부담 등으로 부담스러워해

통합형 센터 개소위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 절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장기 지원하는 통합형 해바라기센터…대구는 0곳
대구 해바라기센터(위기지원형) 입구. 대구 해바라기센터 제공.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장기 지원하는 통합형 해바라기센터…대구는 0곳
게티이미지뱅크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치료·상담 등을 장기 지원하는 '통합형 해바라기 센터'가 대구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 등으로 지역 병원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기 때문인데,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대구경찰청과 대구 해바라기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위기 지원형(대구의료원)과 아동형(경북대병원 위탁)으로 2곳의 해바라기센터가 운영 중이다.

해바라기센터는 지자체·경찰·병원 등이 협력해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상담·치료·법률지원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지원 대상과 내용에 따라 위기 지원형, 아동형, 통합형 등 3가지 형태로 나뉜다. 위기 지원형은 성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단기적인 상담·치료·법률지원 등을 제공한다. 아동형은 19세 미만 또는 지적장애인 피해자에게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통합형은 두 기능을 합친 형태다. 성인 피해자의 장기적 치료와 상담 등을 지원하기 위해선 통합형이 필요하지만, 대구에는 현재 전무하다. 인구 200만 명 이상 자치단체 중 통합형 센터가 없는 곳은 대구와 인천뿐이다. 경북의 경우 포항에 통합형 센터인 경북동부해바라기센터가 운영 중이다.

대구 해바라기센터(위기 지원형·아동형)는 매년 1천 명 이상 이용하고 있지만, 통합형 센터가 없어 성인 피해자들은 치료와 상담 등 장기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장기 치료와 상담을 원하는 피해자들은 인근 민간 시설을 찾고 있다.

대구 해바라기센터(위기 지원형) 부소장 이은정 경감은 "실제로 장기적 치료와 상담을 원하는 피해자가 많지만, 대구는 통합형이 없어 민간 상담소로 연결해 주고 있다"며 "대구와 같은 대도시에 통합형 센터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대구경찰청도 통합형 센터 개소에 힘쓰고 있지만, 위탁 운영할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센터 운영에 있어 병원의 비용 부담이 크고, 치료를 위해 필요한 산부인과 의료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서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대구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통합형 해바라기센터를 대구에 설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병원들이 산부인과 의사 부족 등을 이유로 손사래를 쳤다"며 "현재도 대구시가 해바라기센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하다. 통합형 센터 설치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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