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26일 대구 서구 비산동 화성밸브 본사에서 장원규 회장이 자신의 경영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입니다. 사람과 인재가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이죠."
![]() |
장원규 화성밸브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매년 매출액의 3%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30년째 오롯이 밸브 제조 외길 인생을 걸어온 장원규(61) 화성밸브<주>회장의 굳건한 경영철학이다 . 최근 그의 사무실을 직접 찾아갔다. 한쪽 벽에 내걸린 사훈(社訓)인 '성실, 책임, 안전' 세 단어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미국 유학생활을 마친 장 회장은 1994년 화성밸브의 전신인 화성산업사에 입사했다. 1987년 회사 설립후 천연가스용 밸브 국산화를 이뤄내겠다는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였다. 당시엔 국내서 사용되는 밸브류는 유럽 등지에서 수입된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창사 30여년 만에 화성밸브는 스테인레스밸브, 판체크밸브, 실리더용밸브 등 500여종의 밸브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공장 등 사업장은 10개로 불어났고, 매출 규모도 1994년(100억원)대비 10배 이상 커졌다.
특히 2000년엔 대구 기업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올해는 '중견기업주'에서 '우량기업주'로 편입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장 회장은 "화성밸브는 대구 1호 코스닥 상장사란 상징성을 갖고 있다. 1999년 코스닥이 장내 주식시장으로 분류될 당시 이미 등록된 기업이 자동으로 넘어온 곳을 제외하고, 정식 IPO(기업 공개)를 거쳐 상장된 곳은 지역에선 우리가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화성밸브는 재무상태가 매우 안정적이다. 부채비율이 40%밖에 되지 않는다. 동일 업종의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밸브 국산화를 기치로 내 건 화성밸브는 여전히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세계적 수준의 '밸브 종합메이커'라는 비전을 설정, 소구경 가스 볼밸브부터 대구경 첨단화학·플랜트용 밸브까지 진일보한 상품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능히 통하는 경쟁력을 갖췄다.
그는 "대구경 밸브는 직경 300㎜ 이상을 뜻하는데 화성밸브는 대형 밸브를 주로 생산하는 경산 공장에서 직경 1천200㎜ 제품을 생산한다. 세계적으로도 이보다 큰 밸브를 생산하는 곳은 드물다"며 "다만 국내 밸브 시장은 7조~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그 중 50% 이상이 아직 이탈리아·독일·일본 등 수입품이 차지한다. 이들 기업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매출액의 3%이상을 계속 R&D에 투자해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된 자동 유량 조절 밸브를 한창 개발 중이다.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와 협업도 굳건히 하고있다. 단순 납품업체가 아닌 협력사로서 향후 친환경 에너지로 떠오를 '수소' 배관용 밸브를 공동개발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영일만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계획이 현실화되면 화성밸브의 사업은 더 탄력받을 것이 자명하다. 천연가스용 밸브 국내 1위 업체가 바로 화성밸브이기 때문이다.
화성밸브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있다.그는 "현재 미국 뉴욕가스에 도시가스용 밸브를 공급 중에 있다. 미국은 천연가스 사용량이 세계 1위다. 인접한 캐나다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북미지역은 반드시 공략해야할 시장이다. 앞으로 판로 확보에 각별한 공을 들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
상공에서 내려다 본 대구 서구 비산동 화성밸브 본사 모습.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장원규 회장은 한국가스공사 '동반성장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대구경북 기업 32개사를 포함해, 회원사만 228개사를 대표한다. 장 회장은 "중소기업이 안정된 기업 활동을 영위하도록 이끌어주는 일은 민생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열심히 귀담아 듣고 가스공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박종진

이동현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