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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대기업 10곳 중 4곳은 올 하반기에 인공지능(AI) 투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도입이 사람을 대체해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눈길을 끈다.
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의 올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132개사)의 33.3%는 AI 투자를 검토 중이고, 10.6%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AI, 로봇 등 최첨단 기술 도입을 통한 제조현장 디지털혁신(DX) 시도는 세계적 흐름이다. 세계 최대 산업전인 독일 '하노버메세 2024'에서도 AI가 DX 핵심기술로 부각되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도 지역의 AI기업 성장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자체 기획한 '파워풀 ABB 실증 팩토리' 사업은 최근 본궤도에 올랐다.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2차전지 소재 기업 엘앤에프 공장에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기술을 장착, 생산공정의 고도화·자동화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계와 AI를 접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공정 및 물류시스템 효율화(46.6%)'에 있다. AI를 학습시켜 불량품을 골라내는 비전 검사부터 예측, 유지보수, 대안 제시 등 다양한 기능을 정확하고 빠르게, 무엇보다도 인력 없이 수행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장 자동화에 따른 인간 노동 대체 우려도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끈다. 성낙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등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발간 '경제분석'에 게재한 논문 '우리나라 기업의 자동화 기술 도입이 고용량과 임금에 미친 영향에 관한 실증분석'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논문에는 국내 직업별 AI 노출지수 산출 결과, 2023년 기준 국내 취업자 중 341만명(전체 취업자 수 대비 12%)은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AI를 도입한 대기업 고용량 변화율은 그렇지 않은 대기업보다 1.6% 높았다.
연구자들은 "AI의 노동 대체 효과를 입증할 증거는 없었다. 오히려 고용 창출 가능성이 부분적으로 확인됐다"며 "AI가 로봇과 결합해도 AI의 노동 대체 효과는 생산 공정을 중심으로 주로 발생할 것이다. 고용 창출 효과는 여전히 발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도입이 국내 기업 생산성 향상을 통해 국제 경쟁력도 제고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자동화 기술 도입 촉진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일부 산업에서는 노동 대체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완화할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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