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경기침체 속, 기술개발 인력 확보 부담…대구 제조업·ICT업계 "수익구조 악화 불보듯"

  • 이남영,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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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5  |  수정 2024-07-15 07:19  |  발행일 2024-07-15 제3면
"인상폭 낮아 다행" 반응도

내년도 최저임금(시급)이 역대 처음으로 1만원 시대(월급 기준 209만6천270원)를 찍자 대구지역 제조업과 IT업계에도 소상공인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당장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인력확보에 큰 부담을 갖게 됐다. 인상 폭이 생각보다 낮아 다행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임금지급 여력을 감안한 업종별 구분적용이 다시 불발된 것에 대해선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내수 부진 등 만성적 경기침체 탓에 곤혹스러운데 설상가상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일손 구하기는 더 버거워졌다. 산업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끼는 모양새다.

한상웅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역 섬유업계 가동률이 50%를 겨우 웃도는데 이제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하면 문 닫는 섬유업체가 더욱 많아질 것 같다"며 "지난해도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이미 인건비로 1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는 기업도 일부 있었다. 인건비가 아니라도 어려운데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지역 ICT업계 역시 들썩이고 있다. 박윤하 대경ICT산업협회장은 "IT업계는 기본 임금 테이블 시작점이 워낙 높아 최저임금 인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인건비가 오르면 자연스레 고정비가 올라 기업 수익구조가 복잡해진다"며 "임금 인상에 따라 기업 수익이 높아져야 하는데 글로벌 경쟁과 국내 과다 경쟁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게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기술 차별성이나 초격차 기술 확보에 대한 근심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상 폭이 우려했던 것보다 적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최우각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 이사장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물가인상률 등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1만원 돌파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래도 1.7%라는 수치가 큰 폭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불발된 업종별 지불능력을 고려한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이 향후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1.7%는 역대 둘째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이지만,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절반에 이르고, 파산과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중소기업계가 간절히 요구했던 동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다"고 했다. 이어 "심의기간 중 중소기업계는 구분적용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그간의 지적사항을 보완해 진전된 안을 제시했음에도 또다시 최저임금위원회가 '단일 최저임금제'를 고수한 것은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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