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관종경제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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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0  |  수정 2024-08-20 06:56  |  발행일 2024-08-20 제23면

대부분의 사람은 타인의 관심과 인정을 원한다. 당연하다. 많은 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정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인정 욕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문제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관심이나 인정에 대한 욕구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유교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에선 자신의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기성세대에 국한된 이야기다. 요즘 젊은 세대는 다르다. 타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기보다 즐긴다. 심지어 더 많은 관심을 받으려고 안달이 난 부류도 적지 않다.

남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특이한 행동을 일삼는 사람을 '관종(관심종자)'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관종이란 말이 욕처럼 쓰였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걸출한 관종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가장 큰 이유는 관심이 곧 돈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관종경제'란 말까지 생겼을까. 실제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온갖 플랫폼에서 펼쳐지는 관종 마케팅 규모는 엄청나다. SNS 시장의 중심에 있는 생계형 관종들은 '구독'과 '좋아요'를 받기 위해 무한경쟁을 펼친다.

관종경제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가진 게 없는 사람의 성공 사다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가짜뉴스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저질 콘텐츠가 양산되는 게 문제다. 남의 약점을 들춰내 돈벌이로 삼는 '사이버렉카' 역시 관종경제의 어두운 일면이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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