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에 발목 잡힌 경기회복 모멘텀

  •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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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2 18:51  |  수정 2024-08-22 19:19  |  발행일 2024-08-23
서울 집값 22주 연속 상승…가계대출 8월 더 늘어

한은, 부동산시장 잡겠다는 강한 의지 드러내

대통령실 등 내수진작 기대감 찬물 '아쉬워'
서울 집값 상승에 발목 잡힌 경기회복 모멘텀
서울 집값 상승에 발목 잡힌 경기회복 모멘텀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가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역대 최장 기준금리 동결이라는 기록을 낳았다. 서울의 가파른 집값 상승과 이에 따라 커진 가계 부채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 진작과 경기 회복을 기대해온 기업과 가계 등 가계주체들은 많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결과적으로 경기 회복을 위한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에서 서울 집값 상승세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현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지만 당장 시급한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붙잡는데 우선 순위를 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집값은 올 하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이 22일 발표한 '8월 셋째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8% 올라 22주 연속 상승했다.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도 이미 6월보다 0.76% 올랐고 상승폭은 2019년 12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크다.

집값 상승세에 가계대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은행이 지난달부터 대출 금리를 연속 올렸지만 가계대출은 더 늘었다. 지난 1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9조9천178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4조1천795억원이 증가했다.

이처럼 가계 대출 위험도가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마저 낮추면 부동산·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금통위원들의 판단이 내수진작 효과보다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금통위원은 전원 의견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

금리 인하발(發) 내수 부양을 기대한 이들은 마뜩잖다는 반응이다. 당장 대통령실은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쉽다'는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진 후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소비를 살려야 하는데 금리가 동결돼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소 이례적인 반응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도 서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금리를 낮춰 자영업자 어려움을 덜고, 서민의 대출 상환 부담을 줄여 소비 진작에 나서야 하는데 (한은이) 지나치게 위축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다. 지난 5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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