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배터리 저가 러쉬, 이제 겨우 시작"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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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2  |  수정 2024-09-12 07:41  |  발행일 2024-09-12 제13면
산업연구원,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 발간

중국산과 경쟁 더 거세질 전망...차별화 확보, 차세대 기술 개발 등 관건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저가 러쉬, 이제 겨우 시작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저가 러쉬, 이제 겨우 시작
출처: 산업연구원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침체가 글로벌 추세보다 심각하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는 생산과 판매를 주로 해외시장에 의존하는 특성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값싼 중국산이 급속도로 한국산을 밀어내는 양상이다. 특히 중국의 저가 공세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라는 분석까지 나와 국내 전기차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10일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 환경 규제가 완화되고,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비용으로 작용하면서 전기차·배터리 수요는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간 시장에선 오는 2030년 전기차 비중이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도 2030년까지 연평균 30%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업계에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했다.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저가 러쉬, 이제 겨우 시작
출처: 산업연구원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저가 러쉬, 이제 겨우 시작
출처: 산업연구원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
그러나 최근 글로벌 전기차, 특히 순수 전기차(BEV)의 시장 전망은 회의적이다. 연구원측은 국내 시장 전망은 더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BEV 시장은 지난해 거의 성장하지 못했고, 올해는 더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세계적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국내에선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원은 특히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올 상반기 중국 생산 전기차(BEV+PHEV)는 세계 전체 판매량의 68.9%에 달하고, 비중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내수 규모가 큰 몫을 차지하나, 수출도 계속 성장 중이다. 중국산 전기차는 2022년 68만대→2023년 120만대 수출로 커졌다. 올 상반기에도 벌써 61만대를 해외에 판매했다.

중국은 미국 시장 진입 없이, 유럽시장에 제한적으로 진입하면서도 이만큼 덩치를 키웠다. 주로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 후발국 시장을 잠식했다.

승합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진출도 점진적으로 확대중이다.
연구원은 중국산 및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급부상은 높은 가성비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2018년에 이미 중국내 전기차 평균가는 가솔린 차량 평균가보다 낮아졌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전기차의 성능·품질·차급이 해외 브랜드와 큰 격차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배터리 업계에서도 중국 점유율은 급상승 중이다. 성능은 좋지만 고가인 3원계(니켈·코발트·망간 등) 배터리뿐 아니라 적당한 성능에 가격은 훨씬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저가 러쉬, 이제 겨우 시작
출처: 산업연구원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
연구원은 "국내 업계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중국과의 경쟁"이라며 "아직 승용 전기차에서 중국 브랜드들이 본격 진입하지 않았다. 진입이 이뤄지면 충격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의 경쟁력은 가격이지만, 성능·기능· 품질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차세대 기술인 자율주행 및 스마트 기술도 중국이 앞섰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어디에 둬야 할지가 고민이다. 자율주행, 스마트화,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할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중국 가격 경쟁력의 원천을 파악하고,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에 이르기까지 생산 방식의 혁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에 대해서도 "자동차 업계보다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LFP 배터리 수요가 커지겠지만 단순히 중국업체를 따라가는 수준으로는 경쟁이 어렵다"며 "더 나은 성능과 더 싼 배터리 개발 및 생산이 선행돼야 한다. 공급망 확보, 과잉 제조 능력 발생 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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