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산업 지역거점 될 대구글로벌웹툰센터, 내년에 건립될까…국비 확보 '기로'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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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2 19:30  |  수정 2024-09-22 19:40  |  발행일 2024-09-23
필요한 국비 총 48억원, 예산안엔 20억원만 반영

작가 19년 `17명 → `23년 200여명…지역 웹툰 산업 高성장

지역 기업·작가 "작가 위한 공간 지역에 많아야 성장"
K-웹툰산업 지역거점 될 대구글로벌웹툰센터, 내년에 건립될까…국비 확보 기로
대구글로벌웹툰센터 조감도.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제공

비수도권 K-웹툰 산업 거점이 될 '대구 글로벌웹툰센터 조성사업'이 국비확보 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현재 확보된 국비규모가 웹툰센터 건립에 필요한 예산의 절반 수준에도 채 미치지 못해서다.


22일 영남일보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대구시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통해 확보한 지역 주요 SOC예산규모는 8조1천억원이다. 이중 대구글로벌웹툰센터 조성에 확보된 국비는 총 20억원이다.


하지만 이는 웹툰센터를 건립하는데 필요한 국비(48억원)에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에 확인 결과, 내년도 웹툰센터 조성에 필요한 예산은 지방비를 포함해 총 98억원(국비 48억원+시비 50억원) 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업 추진을 맡은 DIP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직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조성에 필요한 국비규모가 기대치보다 많이 모자라서다.


대구의 웹툰 산업은 현재 전성기를 구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2018년 단 한 곳밖에 없던 대구지역 웹툰 기업 수는 지난해 21곳까지 늘었다. 2019년 17명 밖에 없던 웹툰 작가도 지난해 200여 명으로 증가했다. 1천% 이상 급성장한 셈이다. 지역 웹툰 및 관련학과 졸업생 수도 연간 2천여 명에 달한다. 전국 2위권 수준이다.


더욱이 지역 대표 웹툰 기업 '스튜디오 니니'의 '복수를 후원해주세요' '대놓고 사내연애' 등은 북미·일본·중국 등 5개국 이상 진출, 글로벌 IP(지식 재산권)기업으로 한창 도약하고 있다. 지역 대표 웹툰작가인 박시인의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카카오 웹툰 1억3천만뷰를 달성, 방송 드라마로까지 제작돼 방영됐다.

 

K-웹툰산업 지역거점 될 대구글로벌웹툰센터, 내년에 건립될까…국비 확보 기로
지역 웹툰산업 현황.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제공>

박 작가는 2022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중심의 웹툰 산업을 분산하려면 지역에도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대구에 웹툰센터를 빨리 건립하는 것은 수도권 일극체제 양상을 띠는 ' K-웹툰'산업 지형도를 비수도권으로 분산시킬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대로 대구웹툰센터 조성사업이 순항하면 대구는 'K-웹툰' 산업 육성을 위한 비수도권 거점센터로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웹툰센터는 콘텐츠 기업 및 각종 기업 지원기관 집적지인 '동대구벤처밸리(동구 신천동)' 인근에 있다. 웹툰 창업 및 콘텐츠 산업을 확장할 최적지인 셈이다.


웹툰기업의 업무특성을 반영해 웹툰센터에는 창업에서 성장까지 통합 지원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구성한다는 복안도 세워놨다.


기업 입주공간(18개), 작가 입주실(8개), 코워킹 카페, 뉴테크랩, 전시·체험관까지 함께 들어선다. 이중 기업 입주공간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도록 설계한 것은 현재 웹툰산업이 작가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전환되는 추세임 점을 감안한 행보다. 이를 통해 웹툰 전문기업 육성에 초점을 둔 '웹툰산업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대구웹툰센터는 건물매입 과정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대구 신천동의 한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키로 했다. 현재 건물 매입은 모두 완료됐고, 설계 용역 선정 및 계약도 마친 상태다. 연말까지 설계가 끝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시행할 수 있다. 정식 개소는 내년 말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충분한 국비가 확보되지 못하면 기존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하거나, 공사를 2년에 걸쳐 나눠서 해야 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비 확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DIP측은 사업 지연을 염려하면서도 아직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구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올해 11~12월 초까지 국회 차원에서의 예산 증액과정에서 뒷심을 발휘하길 바라는 눈치다.


DIP 관계자는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아직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문화체육관광부·기획재정부 등과 계속 소통하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12월엔 웹툰센터 조성에 필요한 국비가 꼭 확보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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