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염색기업들이 요즘 악취유발 업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른바 '그린 & 클린 팩토리 전환'사업(2020~2024년)에 적극 동참하며 시설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 대구 염색산업단지 일대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고 '악취배출시설 보완' 데드라인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과 기업 지원기관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환경부 수질측정대행업 허가기관인 '다이텍(DYETEC) 연구원'과 염색산단 127개 입주업체들은 다음달 말까지 환경 보완시설 설치 운영에 관한 계획서를 신고할 예정이다.
◆가림막 설치하니 먼지 배출 70% '뚝'
2일 영남일보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2020년 이후 먼지 및 악취배출 물질 저감 시설에 나선 기업은 총 36개사다. 올해는 대한방직<주> 등 4개사가 다이텍연구원의 '그린&클린 팩토리 전환사업'을 통해 시설 보완작업을 마쳤거나 현재 한창 진행 중이다.
동진상사<주>의 경우, 대기오염 악취(유기용매) 확산 방지시설로 가림막을 설치했다. 코팅 수지 혼합공정이 가능한 트랜치 시설을 확충, 악취 주범으로 인식되는 유해물질 '포름알데히드' 배출량을 86% 저감했다. 또다른 유해화학물질인 '톨루엔' 배출은 54% 낮췄다. 관할 지자체인 대구 서구청이 제시한 기준치 이내로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의 저감비율도 54.1%에 이른다.
지난해 대기오염배출 방지시설로 '건조공정설비'를 설치한 <주>진호염직의 성과도 눈에 띈다. 이 업체는 대기분석기관을 통해 건조시설 확충 후 먼지 배출량을 70%가량 저감했다. 미세 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 배출은 50%로 낮췄다. 기준치 이내로 끌어내린 것이다.
대한방직<주> 대구공장은 올해 대기오염 및 악취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시설 보완 후 복합악취는 1천 희석배수 이하로 떨어졌다. 먼지나 암모니아 배출은 대기분석기관을 통해 검증 중이다.
환경시설 보완 계획서 신고 기한(11월 30일)이 두달 앞으로 다가오자, 다이텍 연구원은 악취 저감 방안을 제시하는 세미나를 마련했다. 오는 7일 열린다. 경기도 안산시(2005년 악취관리구역 지정)의 대응현황, 악취 저감 개선 사례를 기업들과 공유해 지역업체의 대응방안 모색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아직 갈길 먼 시설보완…문제는 '돈'
다이텍 연구원은 국내외 환경규제 강화로 애로를 겪는 지역 염색기업 지원을 위해 2020년부터 '그린&클린 팩토리 전환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해화학물질 배출저감 시설 설치와 물 에너지 원료 등 자원 절감 시설 확충과 관련된 컨설팅을 지원하는 민간주도형 사업이다.
올해는 시설구축을 포함, 국내외 환경규제 대응 컨설팅 및 지속가능 인증 획득에 63개사를 지원하고 있다. 시설구축은 아직 4개사에 불과하다. 2020년 후 환경시설을 보완한 기업은 36개 업체로, 전체 127개 업체의 30% 수준이다. 환경규제 단속이 코앞에 다가온 올해는 지원 규모가 더 줄었다.
2020년 5개 업체를 시작으로 2021년 8개, 2022년 10개, 2023년 9개사가 먼지 악취 배출 저감 시설을 확충했다. 올해는 작년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예산 삭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대구시 예산은 2021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5억원을 시설 지원에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5억원 수준이던 국비 예산도 올해는 4억6천700만원으로 쪼그라들어 시설보완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염색산단의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내년 5월까지 악취배출시설 보완 시한이 도래해 시설 투자가 요구되지만 국·시비가 줄어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이 크다 "며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악취 저감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규제는 강화되는 반면 예산은 줄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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