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14개 수출지원기관장협의체 '두목회'를 아세요?

  • 윤정혜
  • |
  • 입력 2024-10-16  |  수정 2024-10-15 18:52  |  발행일 2024-10-16 제7면
20년 넘은 역사 자랑하며 왕성한 활동

결속력 친화력 신뢰 바탕으로 기관 협업 눈길
대구경북 14개 수출지원기관장협의체 두목회를 아세요?
이른바 '두목회'로 불리는 대구경북수출지원기관장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0일 대구 동구의 한 식당에서 정기모임을 가졌다. 왼쪽 아래쪽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한정석 한국표준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김관 한국수출입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강이양 한국거래소 대구혁신성장센터장,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장, 정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고종섭 중소기업중앙회 대구지역본부장, 위봉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본부장.

'두목회를 아세요?'
20년 넘게 대구경북 중소기업의 '수출 사다리'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지역 경제 기관장들의 모임이 있다. 매월 둘째주 목요일 정기모임을 갖는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공식 명칭은 '대구경북수출지원기관장협의체'다.


'두목회'로 더 많이 알려진 이 협의체는 대구경북에 본사 또는 본부를 두고 있는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거래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무역협회,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표준협회, 경북통상<주>까지 모두 14개 기관이 참여한다. 


매월 정기모임 출석률은 평균 90%에 이를 정도로 열성적이다. 지난 10일 열린 정기모임에선 고교동창회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로 안부를 확인한 뒤 지역 기업의 상장 필요성, 2차전지 분야 전망 등 경제영역으로 대화 폭이 자연스레 넓어졌다. 


회원들은 정기적 교류를 통해 각 기관의 현안을 이해하고 협업도 진행한다. 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현장에 속도감 있게 반영돼 시너지 효과도 키운다. 기관장들이 사전 교감을 토대로 신뢰가 형성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고종섭 협의회장(중기중앙회 대구본부장)은 "멤버들이 자주 바뀌지만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들만큼 결속력과 친밀감이 높다. 단톡방에선 모임 공지외에도 주말농장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자랑할 만큼 소소한 일상도 나누고 있다"며 "이 네트워크는 협의회 본연의 목적인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에 발판이 된다"고 귀띔했다.


실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달 26일 개최한 '대구경북 소상공인 글로벌 구매상담회'에선 신용보증기금과 코트라, 한국무역협회가 동참했다. 기관장들은 직접 현장을 찾아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바이어 공략방법과 시장 트렌드 , 수출기업 금융지원 방안 등을 상담했다. 코트라는 별도 부스를 마련해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제품 이미지 촬영을 했다. 수출전문위원과 상담 기회도 제공했다. 


지난 7월엔 무역협회 주관으로 두목회 소속 9개 기관장들이 동시에 지역 중견 수출기업을 방문했다. 앞서 열린 모임에서 지역기업 상장 활성화와 수출 애로 지원에 나서자는 제안이 현장에 적용된 것. 코트라는 신시장 개척 지원방안을, 한국과학기술정보원은 자동차산업 전환에 따른 부품 기술개발 방안을, 한국거래소는 외부자금 조달을 통한 상장 방안에 대해 상담을 진행했다. 


무역 핵심인력으로 양성하는 '경북청년무역사관학교'도 무역협회와 표준협회 간 상호협력을 토대로 특화된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대학생에겐 표준협회, 경북통상, 무역협회 등에서 인턴 기회도 제공했다.
'두목회'의 또 다른 강점은 신규 부임 기관장의 지역 정착을 돕는다는 점이다. 회원 대부분이 타 지역에서 부임한 케이스로, 먼저 지역에 온 기관장이 '정착 노하우'를 자연스레 알려준다. 


지난 5월 부임해 회원 중 가장 늦게 합류한 강이양 한국거래소 대구혁신성장센터장은 "전 근무지에선 두목회 같은 모임을 보지 못했다"며 "대구 근무는 처음이고, 연고도 없지만 두목회를 통해 교류하면서 지역 산업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운영주체 없이 2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것도 주목할만 하다. 회원들은 보통 2년정도 활동하면 인사이동으로 모임에서 빠진다. 이때문에 협의회가 어떻게 결성된지는 파악이 힘들다. 


올해 두목회 회원이 된 권오영 협의회사무국장(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장)은 "무역협회 내부 문서에서 2001년 협의회 기록이 남아 있는 걸 감안하면, 모임역사는 최소 24년은 된 것 같다"고 했다. 

 

글·사진=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윤정혜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