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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마약류를 다 복용하지 못하고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남긴 약이 마약류 오남용 및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병원약사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2개월여간 경북대병원과 '종합병원-문전약국 연계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시범 운영한 결과, 상담 환자 134명 중 51.5%가 잔여 마약류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업은 복약 상담 전담 약사가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상담을 거쳐 가정 내 마약류 존재를 확인한 뒤 잔여 마약류가 있는 경우 2차 상담을 통해 환자의 마약류 처방 이력과 복용량, 잔여량, 잔여량 발생 사유, 부작용을 파악하고 잔여 마약류를 인근 약국에 반납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암 등으로 인한 중증 만성 통증 환자 경우 통증 관리를 위해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마약류와 함께 참기 힘든 통증 등 필요 시 복용하는 약도 처방받아 잔여 약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작용 때문에 의료용 마약류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주요 잔여 약 발생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병원약사회는 지속 시간과 사용 목적이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의료용 마약류를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마약류 사용법과 부작용 대처 요령을 교육할 것을 주문했다.
또 의사가 처방단계에서 마약류의 수량과 복용 일수를 줄일 수 있도록 병원 약사가 적극적으로 중재 활동을 하는 것을 대책으로 제안했다.
김정태 한국병원약사회장은 "연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시범사업 이후에도 사업이 계속 시행돼 환자가 안전하게 처방 약을 복용하고 잔여 약을 최소화해 마약류 오남용이나 사고에서 환자들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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