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내년부터 민간 위탁 일부 체육시설에 대해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을 통한 공공 위탁으로 전환, 운영키로 했다. 하지만, 올해 시설 운영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구시장상을 받을 예정인 시설도 공공 위탁으로 전환될 처지에 놓여 민간 위탁단체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시설인데도 민간 위탁을 그대로 유지해 주기로 하면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2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올 연말 위탁 기간 만료를 앞둔 민간 위탁 체육시설 33곳에 대한 운영 평가 결과를 내놨다. 최고 등급인 '가 등급'(90점 이상)을 받은 시설이 13곳, '나 등급'(80점 이상) 11곳, '다 등급'(70점 이상) 7곳, '라 등급'(60점 이상) 2곳이었다.
이중 대구시 도시관리본부 소관의 체육시설(14곳) 가운데 앞산양궁훈련장, 범어궁도장, 두류테니스장, 대구스쿼시장, 유니버시아드테니스장, 대구체육관부속유도장 등 6곳이 내년 1월부터 공공 위탁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두류테니스장과 대구스쿼시장은 이번 평가에서 각각 가 등급을, 앞산양궁훈련장은 나 등급을 받았지만, 위탁권이 넘어간다. 특히, 두류테니스장은 이달 말 대구시장상까지 받을 예정이지만 민간 위탁자는 내년부터 시설 운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
반면, 라 등급을 받은 연경체육공원 인공암벽장은 내년에도 민간 위탁이 그대로 유지된다. 나 등급인 만촌자전거경기장도 공공 위탁에서 비켜갔다. 앞산양궁훈련장과 같은 등급이지만 위탁 결정은 엇갈린 것이다.
공공 위탁 결정으로 더 이상 시설을 운영하지 못하는 민간 위탁단체들은 형평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한다.
민간 위탁단체 한 관계자는 "최하위 등급이 나온 시설은 민간 위탁을 유지해 주면서 우수 평가를 받은 시설은 공공 위탁으로 전환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면서 "대구시의 체육 시설 공공 위탁 정책에 형평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2022년부터 민간 위탁 체육시설에 대해 공공 위탁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계약이 종료되는 시설을 대상으로 공공의 영역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맡으면 더 공정하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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