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북 안동하회마을 매표소 앞에서 여행객들이 입장권 예매를 기다리고 있다. 오주석 기자 |
하회마을 매표소 유리 칸막이에 디지털관광주민증 발급을 장려하는 QR코드가 부착돼 있다. 오주석 기자 |
안동하회마을 관람 요금표. 오주석 기자 |
"여기서도 할인이 되네?"
29일 오전 경북 안동 하회마을 매표소 입구. 모자를 쓴 관광객들이 입장표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섰다. 관람료에 게시된 요금을 꼼꼼히 살핀 뒤 신분증을 제시하고 입장표를 받아갔다. 이날 방문한 안동하회마을 매표소에는 일반 요금과 지역민 할인요금 이외에 제 3의 요금이 표기돼 있었다. '디지털관광주민증'을 제시할 경우 일반 요금의 20%를 할인해준다는 글귀였다.
그 자리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받고 제시하자 5천원이던 하회마을 입장료는 바로 4천원으로 할인됐다. 매표소 유리 칸막이에는 디지털관광주민증 발급을 장려하는 QR코드가 부착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회마을을 찾은 손종현(59·인천 서구 청라동) 씨는 "타지역 사람들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관광주민증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전국 각지에서 오는 여행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 경북 안동시가 영주시, 영덕군, 고령군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관광주민증 서비스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안동하회마을은 9월부터 디지털관광주민증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타지역민에게도 지역민과 동등한 할인 혜택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용자는 앱을 통해 디지털관광주민증을 발급하기만 하면 서비스 지역 내 관광·체험·숙박·식음료를 최대 50%까지 할인 적용받을 수 있다. 당장 안동에서만 이육사문학관, 도산서원 등 주요 관광 시설 28곳에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여기다 코레일 KTX 요금과 음식, 숙박시설 할인까지 챙길 시 여행 경비 상당 부분을 아낄 수 있다.
문체부는 인구소멸지역 생활인구 유입을 목적으로 지난 2022년 강원도 평창군과 충북 옥천군에 디지털관광주민증 사업을 시범 실시한 이후 매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경북에선 지난해 고령군이 최초 서비스 지역 선정됐으며, 올해 안동·영주·영덕까지 확대됐다.
디지털관광주민증 캡처본. |
다소 까다로운 디지털관광주민증 발급 절차는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앱스토어에서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을 다운받고 별도의 가입 절차를 따른 뒤 여행지마다 혜택을 제시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유모(32·예천군 호명읍)씨는 "배너 형식의 이미지에 일일이 버튼을 눌러 할인 혜택을 제시하는 점이 불편하다"며 "어르신들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을 다듬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북도는 디지털관광주민증 서비스 지역을 인구소멸지역 15개 시군까지 확대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시설 서비스 확대를 위한 당근책을 마련해 경북의 생활인구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최복숙 경북도 관광마케팅 과장은 "경북도의 관광산업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선 디지털관광주민증 사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관광주민증 서비스지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