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스파오 동성로 중앙점.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한때 대구지역 쇼핑·문화 중심지로 명성을 날렸다가 쇠락한 '동성로 상권'이 다시 생기를 찾고 있다.
2020년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3년여간 그야말로 넉다운(knock down)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가 동성로에 입점한 후 상권 분위기는 굽반전됐다. 팔짱만 끼고 있던 대형 의류브랜드들이 앞다퉈 진입을 저울질 중이다. 지난 7월엔 동성로 일대가 관광특구로까지 지정됐다. 동성로 상권은 지난 3년간 이어진 악몽의 기억은 온데간데 없을 정도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 10월 대구 중구지역 방문객 수는 556만7천명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개점 직전인 지난해 8월보다 7% 늘었다. 같은 해 10월엔 방문객 수가 10% 가까이 급증했다. 주말마다 무신사 매장 앞에는 젊은층이 몰려들어 '오픈런'이 일상이었다. 그 결과 오픈 1년 만에 무신사 방문객수는 114만명을 찍었다. 누적 거래액은 100억원에 달한다. 서울 홍대점과 비슷한 성과다.
대구 중구 동성로 무신사 스토어.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세다. 무신사 측은 "지난달(10월) 동성로점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며 "관광특구 지정 후 외국인 방문이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대형 브랜드발(發) 온기가 동성로 골목길에 있는 소규모 상가에겐 좀처럼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통계정보 알원(R-one)을 분석한 결과, 동성로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2022년 2분기 19.9%였다가 올해 1분기엔 한 자릿수로 줄었다. 하지만 3분기엔 다시 두자릿(11.1%)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소규모 상가의 임대가격 지수도 99.99에서 100.19로 상승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 내몰림)' 징조가 보인다.
대구시 역시 동성로 활성화에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60억원을 투입, 동성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상공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상권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동성로를 서울 홍대 거리에 버금가는 젊음의 대표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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