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어떻게 오셨습니까

  • 조주희 행복북구문화재단 문화기획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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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20  |  수정 2024-11-20 08:06  |  발행일 2024-11-20 제19면

[문화산책] 어떻게 오셨습니까
조주희<행복북구문화재단 문화기획팀 PD>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한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다. 당시 어떻게 오셨냐는 질문에 출연자는 "차 타고요"라고 대답하며, 웃음을 줬다. 해당 대사는 지금까지도 화제가 되는 '밈'이다.

당시 크게 웃으면서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도 매번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축제나 공연, 전시에 오시는 분들에게 "어떻게 오셨습니까" "뭐 보고 오셨나요"라는 같은 질문을 한다. 물론 대답은 제각각이다. 어떤 분은 "신문을 보고 왔어요"라고 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을 보고 왔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맘 카페부터 가로등 현수막, 블로그, 홈페이지, 구청 소식지 등 다양하다.

예술행정을 10년째 하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답을 얻지 못하는 부분이 홍보다. 결국 관객이 있어야 존재하는 문화에서 홍보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만큼 어렵다.

그래서 매번 관객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관객들이 무엇을 보고, 어떤 홍보 매체를 보고 찾아왔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아마 예술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SNS 게시물이 큰 호응이 없을 때도 있고, 시간에 쫓겨 만든 현수막을 보고 더 많은 분이 찾아왔던 경험을. 그만큼 어려운 게 홍보고, 또 중요한 게 홍보다. 나 역시도 홍보에 있어 많은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에 특히 공을 많이 들인다. 공무원이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를 많이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내년이면 또 어떤 홍보 방법이 쏟아져 나올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나름 나만의 홍보 방법을 찾는다면, 답을 내지 말자는 것이다. 10년 동안 어쩌면 정답을 찾으려고만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답이 없는 영역에서 답을 찾으려고만 했다. 그래서 홍보에 있어 답을 찾지 말자는 게 나만의 홍보 방법이다.

뉴미디어가 만능열쇠가 될 수 없고, 현수막과 같은 옛 홍보 방법이 철 지났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한 공연에 다양한 연령대가 오기도 하고, 직업군도 다양하다. 물론 사는 곳도 다르다. 그만큼 홍보에 있어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이렇게 좋은 기회로 문화산책을 쓰는 것도 우리 기관을 홍보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알리고, 이야기하는 게 좋은 홍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속해서 관객들에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내일 또 물어봐야겠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조주희<행복북구문화재단 문화기획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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