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북구 죽장면에 자리한 태산농원의 다축형 사과원. 오주석 기자. |
경북 포항 북구 죽장면에 자리한 태산농원의 다축형 사과원. 오주석 기자. |
막바지 수확기인 태산농원에는 직사각형 형태로 정렬된 사과나무가 하늘로 쭉 솟아 있었다. 줄기마다 어른 두 손보다 큰 후지 사과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경북 포항 북구 죽장면에 자리한 태산농원의 사과원은 일반 사과원과 사뭇 다르다. 벽면처럼 납작한 수형의 다축형 사과원이 구축돼 있다. 경북이 추구하는 경북형 평면 사과원이다.
2016년부터 다축형 사과 재배를 시작한 태산농원은 시행착오를 거쳐 2018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다축형 사과원은 나무 대목이 Y자 모양으로 벌어져 원줄기가 파이프에 고정돼 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배 방식에 따라 2축부터 10축까지 확대 가능하며, 사과나무 수폭은 1m로 촘촘하지만 열 간 거리는 3m로 넓어 생산·관리에 탁월하다. 크리스마스트리 형태인 방추형 사과원과 다르게 축을 중심으로 잔가지를 없애 스마트 자동화 재배에 유리한 형태를 갖췄다.
서유록(33세) 태산농원 부사장은 "직사각형 형태의 평면 과원에 들어가 사과를 재배, 관리하기 때문에 생산 효율이 2배 이상 높다"며 "수확이나 방제도 쉬워 전체 열매 중 정품과 비율이 7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서유록 태산농원 부사장이 다축형 사과원에서 자란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오주석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다축형 사과원은 일반 사과원과 비교해 생산량은 2배, 상품성은 30% 높다. 반대로 생산비와 노동력은 30%씩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부사장은 "현재 7㏊ 면적의 다축형 사과원을 2030년까지 10㏊ 이상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농장에 로봇을 도입해 스마트 자동화도 시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경북형 평면 사과원의 형태는 다양하다. 청송에선 대목을 땅에 수평으로 눕힌 후 땅과 수직으로 원줄기를 유인하는 방식의 다축형 사과원이 활성화하고 있다. 영천 신덕농장은 사과나무를 1m 이내로 심는 초밀식형 사과원을 구축했다. 기존 삼각형 모양의 방추형 사과원을 초밀식 사과원으로 바꾸면 그만큼 수폭이 줄어들고 광투과율은 높아져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윤태명 경북대 원예학과 명예교수는 "다축형과 초밀식으로 나뉘는 경북형 평면 사과원은 생산성과 관리 부분에 있어 탁월하다"며 "(인근 농가들 역시) 국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재배 방식을 전환해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경북 영천 신덕농장에 조성된 초밀식 사과원. 경북도 제공 |
정주호 경북도 스마트농업혁신과장은 "농업의 규모화, 기계화, 첨단화에 적합한 경북형 평면 사과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경북 사과 산업이 첨단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