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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4일 대구 한 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룬 수험생들이 홀가분한 걸음으로 시험장을 나오고 있다. 영남일보DB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지방의 현역 의대생들이 메이저 의대 진학을 위해 수능에 재응시할 것이라는 설이 현실화됐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경주고등학교 졸업생인 J씨(2022년 졸업)가 국어·수학·영어·탐구 과목에서 총 398점(400점 만점)을 기록하며 경북지역 내 최고 점수를 받았다. 다만, 수능 직후 학교·학원에서 취합한 학생들의 가채점 성적은 내달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공식적인 성적이 통지되며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지역의 모 의대 의예과에 재학 중인 J씨는 지난 8월부터 서울과 수도권 상위권 의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J씨는 이번 수능에서 과학탐구 영역의 지구과학 한 문제만 틀리고 나머지 전 영역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현역 의대생의 수능 재응시 현상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이 깊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1천500명 가까이 늘었지만, 기존 의대생들은 정원 확대가 입지를 약화시킨다며 반발했다. 올해 전국 40개 의대 재적생 1만9천374명 중 출석생은 548명(2.8%)에 불과했다. 다수의 의대생들이 휴학을 감행하며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해 수능에 재도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 응시한 N수생(졸업생)은 전체 응시자 중 16만1천784명(31%)으로 집계됐다. 비율로는 지난해 대비 0.7%포인트 하락했지만, 지원자 수 자체는 2004학년도(18만4천317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재도전은 일반 수험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현역 의대생이 도전하면서 상위권 의대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도 "수능 경쟁이 현역(고3)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시학원의 한 관계자는 "올해 반수생은 약 9만3천명으로 지난해보다 4천명 늘었으며, 이 중 휴학한 의대생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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