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뷰티'까지 넘보는 알리바바, 에이블리에 1천 억 투자…무신사보다 가파른 성장세

  • 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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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03 14:07  |  수정 2024-12-03 14:08  |  발행일 2024-12-03
K패션·뷰티까지 넘보는 알리바바, 에이블리에 1천 억 투자…무신사보다 가파른 성장세
사진: 에이블리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는다. 이로써 에이블리는 3조 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국내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이후 1년 만이다.

2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알리바바 그룹으로부터 3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소수 지분 투자 방식으로 1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1월 '프리(Pre)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9천억 원대였던 기업가치는 약 3년 만에 세 배가 불어난 셈이다.

에이블리는 역대 글로벌 투자를 받은 국내 스타트업 기업 중 다섯 번째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까지 글로벌 투자를 받은 한국 스타트업 기업가치 순위는 1위 두나무(10조+), 2위 야놀자(9조), 3위 토스(6~8조), 4위 무신사(3.5조) 다. 에이블리는 당근과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에이블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공동 창업자 출신 강석훈 대표가 지난 2018년 론칭한 패션 플랫폼으로, 서울 동대문의 의류 쇼핑몰 모음 앱으로 출발했다. 현재 에이블리에는 5만 여 개의 쇼핑몰이 입점해있는데 이는 업계 최대 규모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에이블리를 비롯해 남성 패션 전문몰 '4910(사구일공)', 일본 패션몰 '아무드(amood)' 등도 운영중이다.

알리바바가 국내 플랫폼 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안팎의 에이블리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알리바바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패션·뷰티 영역을 보강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오고있다.

거래액 규모가 2021년 7천억 원대에서 올해는 2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독보적인 성장세는 알리바바가 에이블리를 택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에이블리와 비슷한 기업으로는 무신사, 지그재그, 29CM 등이 있으나 이 중 에이블리의 성장 속도가 가장 가파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인 2천 595억 원을 기록하며 패션 플랫폼 중 유일하게 연간 흑자 기업으로 전환했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성장한 3천 500억 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향후 미국 진출이나 상장, 국내 정서 등을 감안해 중국계 자금 유치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자본의 국내 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앞서 무신사에도 투자 의향을 내비쳤으나 무신사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대부분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검토했고, 이번 투자는 한국 시장에 공을 들여온 중국의 알리바바와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에이블리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블리는 자산총계가 1천 129억 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천 672억 원에 달해 자본총계가 -543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에이블리는 "이번 투자는 장기간 위축됐던 벤처 스타트업 업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터닝 포인트"라며 "(이번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해외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천 억 원대 추가 투자 유치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셀러가 해외 곳곳에 진출할 수 있는 판로를 확대해 국내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 지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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