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내년 1월 '트럼프 2.0시대' 출범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진 대구경북 경제계가 탄핵정국 후폭풍까지 맞으며 연일 초비상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연출됐고,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국내 경제에 하방압력이 예상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집행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국내 정치의 대혼돈이 기업 경영 환경을 시계제로에 놓고 있다. 지역 기업 중에는 수출용 생산이 잠정 보류되고, 이미 수립한 내년도 사업계획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업들이 트럼프 변수에 국내 불확실성마저 더한 '대응 불가'의 불확실성 리스크를 떠안는 모습이다.
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정치 상황이 외신을 통해 해외 각국에 전달된 후 국내 기업의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해외 바이어 사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경북 수출입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언 후 지역 수출기업의 해외 파트너사들이 계약 진행과 생산성에 우려감을 드러내며 생산 차질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계약분에 대한 잠정 생산중단을 요청받기도 했다.
해외 주문생산형 기계장비 및 설비를 제조하는 대구 A기업의 경우 최근 해외 바이어로부터 생산 중단을 요청받아 계약이 잠정 보류됐다. A사는 해외 바이어에 "제품생산과 수출은 예정대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한 채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측은 "우리 기업과 해외기업은 밀접한 상호 상생 관계로 아직 극단적 상황에 몰리진 않았다"라면서도 "현 상태에서 대부분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상호거래 관계 지속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의 문의와 요청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역 B제조업체는 새해를 20여일 남겨두고 이미 수립한 내년도 사업계획 전반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M뱅크 관계자는 "일부 기업에서 내년 사업계획 변경을 고려할 만큼, 환율을 비롯해 불확실한 요소들이 기업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겠지만, 전반적인 경기 상황 등 불안정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2.0시대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2선 퇴진으로 인한 리더십의 공백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중이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난 가운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사령탑'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 이날 관계부처장관 합동으로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최근 국내 정치 상황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경제부총리인 제가 중심이 돼 경제팀이 총력을 다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대외 신인도엔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영향을 제한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최 부총리는 "미국 신정부 출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민생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우리 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가 경제 현안을 챙기고 위기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거나 기존 정책 기조를 변경하는 결정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인 만큼 공백도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2기 집행부에 대응할 '경제 외교'가 중단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우리 경제에 발목을 잡는 요소다.
특히 대구경북은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나온다. 올 들어 9월까지 대구 수출은 중국 16억3천700만달러, 미국 15억7천600만달러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은 물론 미·중 간 역학관계 변화에 따른 간접 영향도 불가피한 현실이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윤정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