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든 영끌족…대구 아파트 경매 16년 만 '최대'

  •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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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0  |  수정 2024-12-10 09:21  |  발행일 2024-12-10 제1면
11월 267건…대출부담 등 원인

10건 중 7건 유찰 "낙찰률 최저"

두 손 든 영끌족…대구 아파트 경매 16년 만 최대
그래픽=장수현기자

이른바 '영끌'로 집을 산 뒤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대구지역 아파트가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끌'로 무리하게 아파트를 매입한 채무자들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매매 거래가 어려운 지역 주택·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매 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11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지역 아파트 경매 건수는 267건으로, 2009년 1월 288건 이후 16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올 들어 대구지역 경매 건수는 지난 1월 157건, 2월 171건 등 9월(204건)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200건 아래에서 유지됐으나 11월 들어 갑자기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 10월(199건)과 비교하면 34%, 작년 11월(132건)과 비교하면 100% 이상 늘어난 규모다.

경매 물건 상당수가 유찰되면서 물건이 쌓여 있는 데다 신규 물건이 계속 쏟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3년 전 집값 급등기에 각종 대출로 무리하게 아파트를 취득한 영끌족의 임의 경매 개시 건수 증가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정보등기광장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11월 81건에 불과했던 대구지역 임의 경매 건수는 올해 11월 141건까지 불었다. 74%나 증가한 것이다.

낙찰률은 전국 평균(38.4%)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경직된 대구지역 주택·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모습이다. 11월 대구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전월 35.7%보다 6.9%포인트 낮아진 28.8%에 그쳤다. 경매에 나온 물건 10개 중 7개 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됐다는 의미다. 대구 아파트값은 12월 2주 기준으로 55주 연속 하락하는 중이다. 집값 내림세가 낙찰률을 끌어내리는모양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지역 주택부동산시장의 영향을 경매시장도 받기 때문에 대구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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