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상계엄 침묵 깨고 대남 공세 재개…탄핵 정국·촛불집회까지 소개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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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1 10:23  |  수정 2024-12-11 13:04  |  발행일 2024-12-11
北 5일부터 비상계엄 선포 등 동향-반정부 시위 보도 않아

北, 계엄 사태 어느 수준까지 공개 고심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 비상계엄 침묵 깨고 대남 공세 재개…탄핵 정국·촛불집회까지 소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사태에 침묵하던 북한이 11일 '12·3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한국의 탄핵 정국을 처음으로 알리면서 대남 비난 공세를 다시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심각한 통치 위기·탄핵 위기에 처한 윤석열 괴뢰가 불의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파쇼 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서슴없이 내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 온 괴뢰 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비상계엄 선포와 4일 새벽 해제, 7일 국회 본회의에 발의된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무산된 일 등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통신은 계엄군이 동원돼 국회를 봉쇄했다고도 전했다. 또, 탄핵안 폐기 후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과 시위 소식을 알리면서 "집회에서 발언자들은 윤석열 존재 자체가 전쟁이며 재앙이다, 윤석열은 즉시 탄핵해야 한다, 응분의 책임과 죄를 따지고 반드시 징벌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괴뢰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탄핵 소동에 대해 '한국 사회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예평하며 엄정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기사에는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사진도 첨부됐다.

북한, 비상계엄 침묵 깨고 대남 공세 재개…탄핵 정국·촛불집회까지 소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제4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 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대남 비난 보도를 다시 내놓은 것은 지난 4일 노동신문을 통해 윤 대통령 비난 성명과 집회 소식을 전한 후 1주일 만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윤 대통령 비난 집회 소식 등을 매일 보도하던 북한은 5일부터 비상계엄 선포 등 동향과 반정부 시위 소식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의 계엄 사태를 어느 수준까지 공개할 것인지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매체들은 물론 소식을 전하지 않았고, 최고위급이 열람하는 일간 참고신문에도 4일과 5일에 계엄 관련 뉴스가 실리지 않았다.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령이 국회의 신속한 의결로 해제됐다는 것이 보도됐을 때 내부 통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비상소집된 북한 군 고위 간부들 중 일부가 "인민 군대가 남쪽을 공격한 것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도 전했다. 당 간부들이 모르는 대남 군사 조치가 발생하면서 계엄이 발령된 것은 아닌지 당황스러워했다는 것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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