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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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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월간 사용량 점유율. SNE리서치 제공 |
대구경북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2차전지 소재 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여기다 내년 전망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1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대구경북 2차전지 소재 대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심상찮다. 대구 최대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7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포항 소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별도 기준 385억원의 적자를 냈다. 포스코퓨처엠은 별도 기준 6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년 동기(358억원) 대비 81%나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하락도 지역 기업에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지역 2차전지 소재 업계 대부분은 국내 배터리 기업을 주요 공급처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엘앤에프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 납품 비중이 높고,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등을 3사에 모두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포인트 떨어진 20.2%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인 2021년 1~10월 31.7%에 비해 11.5%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엘앤에프의 경우 지난해 4월3일 34만9천500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서 올해 9월10일 8만2천900원까지 내려앉았다. 12일 종가 기준으로는 10만9천700원이다. 올 1월11일 24만4천원이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8월5일 7만100원까지 떨어졌다가 12일 7만7천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7월26일 69만4천원이던 주가가 이달 9일 15만4천800원까지 떨어진 뒤 최근 반등해 12일 17만3천원에 장을 마쳤다.
문제는 4분기 반등도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이다. 업계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폐지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반등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반등 시기를 놓고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제품 생산에 있어 1년 전에 계획이 모두 세워지기 때문에 내년 실적 개선도 불투명하다"며 "내후년에야 반등을 겨우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지역 양극재 기업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나 4분기 이후로는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공약이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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