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올해 수출액 20% 감소 전망 속 계엄·탄핵 여파까지 겹쳐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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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8  |  수정 2024-12-18 17:43  |  발행일 2024-12-19 제3면
2차전지소재 수출 감소 대구 62%↓, 경북 35%↓
중기중앙회 긴급 설문…전국 26% 수출기업 피해
대구 올해 수출액 20% 감소 전망 속 계엄·탄핵 여파까지 겹쳐

경북 칠곡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해외 바이어로부터 전화만 오면 깜짝 놀란다. 계엄·탄핵 리스크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기존 계약 건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상대 업체 쪽에서 단가를 계속 낮추길 원하면서 계약을 지연시키거나 보류시키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가격도 오른다고 얘기해도 못 들은 척하고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대구의 B업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달 들어 해외 거래처에서 제품 공급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가 지속하고 있다. 계엄·탄핵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수출 기업에 치명적인 대외 신인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징조로 해석되고 있다. B사 대표는 "수출 위주의 기업이라 체감하는 악영향은 없지만 국내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 바이어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비상계엄·탄핵 등 정치적 혼란으로 지역 수출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지난 10일부터 4일간 수출 중기 513곳을 조사한 결과, 정치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피해를 본 곳이 26.3%로 나타났다.

주요 피해 사례는 '계약 지연, 감소 및 취소'가 47.4%로 가장 많았다. '해외 바이어 문의 전화 증가'(23.7%), '수·발주 지연, 감소 및 취소'(23.0%), '고환율로 인한 문제 발생( 22.2%) 순이었다.

앞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10곳 중 6곳(63.5%)을 넘었다. 응답 기업의 51.7%는 피해 대응 대책으로 '국내 상황에 문제없음을 적극 해명'을 꼽았다. '새로운 바이어 발굴 노력'이라고 답한 기업은 13.3%, '피해를 감수하고 계약 대안 제시'를 선택한 기업은 8.8%로 뒤를 이었다. '마땅한 대응책 없음'을 꼽은 기업도 25.5%에 달했다.

특히 대구 수출 업체들은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돌발 변수까지 만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대구의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무려 19.2% 줄어든 90억달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경북도 1.0% 줄어든 407억달러로 예상됐다.

대구경북의 수출 감소는 주력 수출상품인 2차전지 소재의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달까지 대구의 2차전지 소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3%, 경북은 34.6% 감소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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