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오프닝 스코어·예매율 1위 영화 '하얼빈' 두 주역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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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26  |  수정 2024-12-26 07:58  |  발행일 2024-12-26 제17면

12월 오프닝 스코어·예매율 1위 영화 하얼빈 두 주역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의 거사 과정을 그린 영화 '하얼빈'이 24일 개봉 첫날 38만1천500여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순탄한 출발을 했다. 21만9천여 명을 기록한 '서울의 봄', 33만6천여 명을 기록한 '파묘' 등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오프닝 스코어를 가뿐히 넘어섰다. '하얼빈'은 역대급 오프닝 박스오피스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예매율 역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탄핵정국에 빠져 침체를 걷고 있는 겨울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다. 115년 전 만주 하얼빈에서 벌어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영화 '하얼빈'의 주역 현빈과 우민호 감독을 만났다.

     감독 우민호      

"안중근의 눈빛 현빈에게 있어"

실제 로케이션 촬영 대자연 찾아다녀
짓밟아도 사는 한민족 생명성 담아
혼란의 시대 관객에 위로되길 바라


▶안중근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배경은.

"3년 전부터 기획했다. 이전에 만든 작품들은 악인을 다루거나 한국 근현대사를 비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으로 이 나라를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헌신한 분들을 다뤘다. 안중근 자서전을 보고, 독립투사들 자료도 봤다. 안중근은 거사 당시 30세였다. 당시 활동한 독립군 대다수가 20~30대 그리고 40~50대도 있었다. 그 젊은이들이 헌신하게 한 건 무엇일까 찾아보고 싶었다. 그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이 영화를 본 관객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면 좋겠다. 우리가 지금 비록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기자시사회에서 영화를 관람했는데, 소감은.

"그동안 영화를 100번 이상 봤다. 아이맥스관에서는 처음이다. 몇 번 울컥했다. 왜 그랬나 생각해 보니 우리 배우들이 정말 혼신을 다했다는 것, 모든 것을 다 바쳤다는 것이 감독인 제 눈에 보였다."

▶안중근 역할에 현빈을 캐스팅한 이유는.

"현빈의 눈빛에는 쓸쓸함, 연약함, 강함이 있다. 고뇌와 두려움, 쓸쓸함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것을 향해 다가가는 그런 눈빛이 현빈에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인 탓에 더욱 부담감이 컸을 듯하다. 연출을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안중근과 독립군의 이야기다.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얼빈으로 모인 독립군들의 여정을 그리면서 숭고하게 그분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 그런 이유에서 힘들더라도 실제 로케이션으로 진행하려고 했다. 대자연을 찾아다녔고, 그분들이 하얼빈으로 가는 여정을 스펙터클하게 담으려 했다. 또 최근 한국영화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 OTT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일지 우리 배우들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찍은 작품이다. "

▶촬영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작업을 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수도 없이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 중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읽게 됐다. 그 책에서 용기와 가닥을 잡고 다시 일어섰다. 해답은 우리 한민족의 모진 생명성이었다. 우리는 아무리 짓밟아도 다시 살아난다."

       배우 현빈      

"감당 못할 역할 처음엔 거절해"

안중근 발자취 연구하고 매일 상상해
치열했던 신아산 전투장면 '생지옥'
일상 선사한 그들에 감사함 가장 커


▶연기자 현빈에게 '하얼빈'은 어떤 작품이었나.

"준비하면서 종료되는 시점까지 '감사함'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느꼈던 작품이었다. 우리가 영위하는 일상을 선사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생각했다. 또 감독과 촬영감독, 스태프들, 동지들, 이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함을 느꼈다."

▶안중근을 잘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지금까지 남아있는 안중근 장군에 대한 자료들을 참조했다. 또 안중근 기념관에 가서 그분의 발자취를 찾아보고 연구하고 생각하고 상상했다. 준비하면서 작업이 끝날 때까지 단 하루도 그 과정을 안 한 날이 없었다. 매일 상상했다. 과거에 거사를 치르기 전까지의 모습이 다 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상상하면서 감독과 상의하며 작업했다."

▶작품섭외를 받고 처음에는 출연을 거절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안중근이라는 인물의 존재감, 상징성을 생각해 거절했다. 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거듭 제안을 주셨고 받아들였다. 나한테 이런 분을 연기할 기회가 또 올까 고민해 보니 다시 없을 것 같았다. 감독님께 날 계속 찾아줘 감사하다고,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말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몽골·라트비아·한국에서 6개월간 촬영했다. 힘들었던 장면이 있다면.

"신아산 전투 장면이 떠오른다. 생지옥이 펼쳐지는 장면인데, 현장 역시 생지옥이었다. 힘들었다기보다는 치열했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눈이 계속 내리면서 땅이 진흙이 됐고, 진흙 바닥을 구르면서 오래오래 촬영했다. 화면에 보이는 눈이 가짜 눈이 아니라 진짜 눈이었다. 배우들 역시 대역 없이 모두 직접 연기했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톱스타 부부로 주목받는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좋은 아빠,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지 매일 생각한다. 아직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다. 계속 찾아 나가야겠죠."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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