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동물병원 진료비, 전국 최고…반려인 부담 커진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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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30  |  수정 2024-12-31 07:29  |  발행일 2024-12-31 제7면
광견병 백신 2만9천원, 입원비 7만9천원

필수 서비스조차 고가, 반려동물 복지 우려
대구경북 동물병원 진료비, 전국 최고…반려인 부담 커진다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대구경북 동물병원 진료비, 전국 최고…반려인 부담 커진다
진료 항목별 평균 진료비의 지역 간 편차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대구 달성군 옥포읍에 사는 반려견 보호자 최모(45)씨는 최근 반려견 '코코'와 산책 중 사고를 당했다. 코코가 다리를 절뚝이며 고통스러워해 중구 한 동물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슬개골 탈구 3단계 진단을 받았다. 병원측은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며 수술비 견적서를 제시했다. 수술비는 85만원, 7일간 입원비는 하루 7만9천662원으로 총 55만원. 여기에 약제비와 사후 치료비 20만원까지 포함되면서 전체 치료비는 160만원에 달했다. 예상치 못한 높은 금액에 최씨는 부담을 느꼈지만, 치료를 포기할 순 없었다. 결국 최씨는 신용카드 할부로 치료비를 마련해 코코의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코코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됐지만, 이후 늘어난 생활비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정부가 진료비를 표준화하거나 보호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경북 동물병원 진료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규모와 시설 수준, 지역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실질적인 부담으로 전가되는 등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남일보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4년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은 주요 진료항목에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비용을 떠안고 있다. 광견병 백신 평균 가격은 대구가 2만9천356원으로, 세종(1만9천842원)보다 약 1.5배 높았다. 대구지역 켄넬코프 백신 접종비(2만9천787원)도 전북(1만9천284원)보다 1.5배 비싸다.

대구지역 고양이 종합백신 접종비(4만3천313원)도 강원(3만4천953원)대비 약 1.2배 높았다. 반려견 종합백신 접종비도 대구 평균이 2만9천506원으로, 강원(2만2천148원)보다 약 1.3배 비쌌다. 백신 접종은 반려동물 건강 관리에 필수 항목임에도 대구지역 보호자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더 큰 셈이다. 특히 대구는 2023년 조사에서도 개와 고양이 종합백신, 광견병 백신, 켄넬코프 백신 등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북은 개 입원비에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평균 입원비는 7만9천662원으로, 전북(5만7천27원) 대비 약 1.4배 높은 금액이다. 입원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한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필수 의료 서비스 항목에서 진료비가 과하게 책정될 경우, 반려동물의 건강과 복지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히 개인 선택이나 경제적 부담 문제를 넘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공공적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는 것. 대구경북의 높은 진료비는 지역 간 의료 서비스 접근성 격차와 관련이 있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함께 동물병원 간 경쟁유도를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이 요구된다.

박정훈 농식품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진료비 현황 조사·공개가 반려동물 양육자들의 합리적인 동물병원 선택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진료비 현황 조사 방법을 개선해 동물 의료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알 권리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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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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