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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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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항목별 평균 진료비의 지역 간 편차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대구 달성군 옥포읍에 사는 반려견 보호자 최모(45)씨는 최근 반려견 '코코'와 산책 중 사고를 당했다. 코코가 다리를 절뚝이며 고통스러워해 중구 한 동물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슬개골 탈구 3단계 진단을 받았다. 병원측은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며 수술비 견적서를 제시했다. 수술비는 85만원, 7일간 입원비는 하루 7만9천662원으로 총 55만원. 여기에 약제비와 사후 치료비 20만원까지 포함되면서 전체 치료비는 160만원에 달했다. 예상치 못한 높은 금액에 최씨는 부담을 느꼈지만, 치료를 포기할 순 없었다. 결국 최씨는 신용카드 할부로 치료비를 마련해 코코의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코코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됐지만, 이후 늘어난 생활비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정부가 진료비를 표준화하거나 보호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경북 동물병원 진료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규모와 시설 수준, 지역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실질적인 부담으로 전가되는 등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남일보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4년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은 주요 진료항목에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비용을 떠안고 있다. 광견병 백신 평균 가격은 대구가 2만9천356원으로, 세종(1만9천842원)보다 약 1.5배 높았다. 대구지역 켄넬코프 백신 접종비(2만9천787원)도 전북(1만9천284원)보다 1.5배 비싸다.
대구지역 고양이 종합백신 접종비(4만3천313원)도 강원(3만4천953원)대비 약 1.2배 높았다. 반려견 종합백신 접종비도 대구 평균이 2만9천506원으로, 강원(2만2천148원)보다 약 1.3배 비쌌다. 백신 접종은 반려동물 건강 관리에 필수 항목임에도 대구지역 보호자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더 큰 셈이다. 특히 대구는 2023년 조사에서도 개와 고양이 종합백신, 광견병 백신, 켄넬코프 백신 등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북은 개 입원비에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평균 입원비는 7만9천662원으로, 전북(5만7천27원) 대비 약 1.4배 높은 금액이다. 입원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한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필수 의료 서비스 항목에서 진료비가 과하게 책정될 경우, 반려동물의 건강과 복지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히 개인 선택이나 경제적 부담 문제를 넘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공공적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는 것. 대구경북의 높은 진료비는 지역 간 의료 서비스 접근성 격차와 관련이 있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함께 동물병원 간 경쟁유도를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이 요구된다.
박정훈 농식품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진료비 현황 조사·공개가 반려동물 양육자들의 합리적인 동물병원 선택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진료비 현황 조사 방법을 개선해 동물 의료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알 권리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